Bud

난 맥주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특히 여름에 마시는 맥주라는것은 나에겐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몇 안되는 기쁨이고 행복이다.

여름이 오는걸 난 여러가지로 느낄수야 있을것같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타고갈때 창문을 열면 그때 들어오는 바람냄새라던지, 풀잎의 색깔이라던지(왠지 조금은 징그러운듯한 그 녹색 말이다) 정오의 열기라던지 그런게 있겠지만.. 내가 진정으로 인정하는 여름의 기준은 바로..

조금 이른저녁 혹은 느즈막한 저녁쯤에 마시는 맥주가 맛이 있으냐 없느냐이다.

그 맛이 있다 없다에 대한 기준은 그 첫모금을 목구멍을 거쳐 위장으로
떨어지면서 그 싸아한 맛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목 뒷덜미를 지나서
뇌속으로 강하게 혹은 은근하게 쳐올라올때…….. 이겠지만.

역시 사람이 중요하다.

여름 아니면 맛볼수 없는 맥주맛…
좀 유치하고 단순한 이야기지만….

난 맥주를 좋아해서 여름을 좋아하는건지
여름이 좋기 때문에 맥주를 좋아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
뭐 아무렴 어떻냐만.

추신 : 맥주야 어찌 되었건.. 아뭏든 난 여름이 좋다.
         시체로 썩어버리거나 마르지 않는 해바라기를 볼 수 있어서 좋다. 난 해바라기 환자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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