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 와서는, 뭐라고 해도 변명 이상의 말은 내밷을 수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 지금만은, 말을 넘어서 서로 있는 그대로인 채로 유키와 만나고 싶었다.
유키를, 그녀의 마음을 소중하게 하는 것으로 나는, 오히려 유키에게 소중하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에 들어갈 용기가 없었던 나는, 언제나…
울음을 그치지 않는 유키의 어깨에 살짝 손을 돌려서, 나도 콘크리트 바닥 위에 주저앉는다.
겨울의 냉기로 가득찬 콘크리트가, 나의 몸을 한층 차갑게 한다.
유키는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던 걸까.
여기에서 울고 있었던 걸까…
나에게 안겨 있는 유키의 몸은 이전에 비할 수 없이 차갑다.
단지 오열하는 한숨과, 그리고 눈물만이 아주 뜨거웠다.
나도 모르게 알았다.
이대로 울게 해주는 쪽이, 유키를 안심시킬 수 있다는 것을.
유키 : 하지만 나, 혹시 오가타씨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 사람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빼앗을 용기 같은건, 없어… 오가타씨를 좋아하는 사람, 얼마든지 있고, 그러니까. 나, 나 혼자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않고…
토우지 : 유키…
사랑스러웠다.
나는 그런 유키가 사랑스럽고도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나도, 유키를 그런 식으로 생각해 왔던 것도 부정 할 수 없으니까…
유키 : 하지만 말야, 토우지군이라면, 나…
유키는 다시 고개를 든다.
유키 : 토우지 군이라면, 그래도, 나, 강해질 거야. 제멋대로라도, 난폭해지기도 할꺼야…!
그리고 나서 단지, 내 가슴 속에서 울기만 했다.
몸이 차갑고 추웠지만, 안고 있는 유키만이 언제까지나 뜨거웠다.
– White Album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