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하는 밤.

누구나 그렇듯, 나 또한 예외가 아닌것들이 참 많다.
어느것에 있어서, 난 그렇지 않아. 라고 생각 할 수 있는것들을 막상 하나씩 생각해보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거다. 아주 약간의 차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고 성격을 만들어내고 가치관을, 사고 시스템을 형성하게 되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 세상에 별 사람없다. 라는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야 물론 별 사람 없다 라는 이야기도 맞는소리 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또 꼭 그렇지는 아니지 않는가?

누구나 특별한 사람이고 누구나 특별할게 없는 그런 사람들이다. 나 역시 그러한 속에서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다. 서른을 목전에 둔 나에게 있어서 가식없이 살아갈 수 있는 날은 얼마나 남았으며 혹은 가식없이 살 수 있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 한 것일까.

이젠 그다지 별것 아닌 일엔 아무런 감흥도 슬픔도 없을것인데, 슬프게도 그리고 기쁘게도 아직까지 난 어린아이가 아닌가 싶다. 좀더 알고 싶어서 좀더 느끼고 싶어서, 그렇게 바둥바둥대는 꼬마아이 말이다.

무엇이 나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하는 것인가.

아주 미약하나마, 조금씩 만이라도 솔직하게 그리고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살아가야할것이 아닌가. 라고 뜬금없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난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은 상처투성이의 삶이라는 것. 그리고 결국 신경이 다 끊어져버려 어떻게 이을수도 없을정도로 망가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걸.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고 하는 좁디 좁아터진 세계를 재단하는 이 저주받을 틀 속에서 조금이나마 더 자유롭고 싶다고 생각한다. 날개가 부러진다 해도, 살이 뜯겨나간다 하더라도. 그러한 자유의 댓가는 누구나 알고 있듯 끝없는 고독이다.

내가 정말 원한게 그것이었던가.
실상 벗어난것은 무엇하나 없는데, 단지 벽은 더 두꺼워지고 더 높아져버리게 되어버린건 아니었던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내 몸뚱이에 박혀있는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인가. 무엇을 위해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인가.

어제는 그애가 나의,
내일은 내가 그애의 상처를 치유하는
그런 낭만적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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