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핵심을 잡으려면 잘 버릴 수 있어야 한다.
핵심에 집중한다는 것은 잘 버린다는 것과 같은 얘기이다.
– 리차드 파인만, 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나,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우리 국조(國祖)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또 우리 민족의 재주와 정신과 과거의 단련이 이 사명을 달하기에
넉넉하고, 국토의 위치와 기타의 지리적 조건이 그러하며,
또 1차 2차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의 요구가 그러하며, 이러한 시대에
새로 나라를 고쳐 세우는 우리의 서 있는 시기가 그러하다고 믿는다.
우리 민족이 주연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앞에 보이지 아니하는가.
이 일을 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일은 사상의 자유를 확보하는 정치양식의 건립과 국민교육의 완비다.
내가 위에서 자유의 나라를 강조하고, 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 이 때문이다.
최고 문화 건설의 사명을 달할 민족은 일언이 폐지하면, 모두 성인(聖人)을 만드는 데 있다.
대한(大韓)사람이라면 간 데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우리의 적이 우리를 누르고 있을 때에는 미워하고 분해하는 살벌·투쟁의 정신을 길렀었거니와,
적은 이미 물러갔으니 우리는 증오의 투쟁을 버리고 화합의 건설을 일삼을 때다.
집안이 불화하면 망하고, 나라 안이 갈려서 싸우면 망한다.
동포간의 증오와 투쟁은 망조다. 우리의 용모에서는 화기가 빛나야 한다.
우리 국토 안에는 언제나 춘풍(春風)이 태탕(鋏蕩)하여야 한다.
이것은 우리 국민 각자가 한번 마음을 고쳐먹음으로써 되고,
그러한 정신의 교육으로 영속될 것이다.
최고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로 사명을 삼는 우리 민족의 각원(各員)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 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으로 낙을 삼는 사람이다.
우리 말에 이른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게으르지 아니하고 부지런하다.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한없이 주기 위함이다. 힘드는 일은 내가 앞서 하니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즐거운 것은 남에게 권하니 사랑하는 자를 위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네가 좋아하던 인후지덕(仁厚之德)이란 것이다.
이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산에는 삼림이 무성하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며,
촌락과 도시는 깨끗하고 풍성하고 화평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동포,
즉 대한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얼굴에는 항상 화기가 있고, 몸에서는 덕의 향기를 발할 것이다.
이러한 나라는 불행하려 하여도 불행할 수 없고, 망하려 하여도 망할 수 없는 것이다.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개인의 행복이 이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국토의 피가 마를 날이 없고,
내가 이기심으로 남을 해하면 천하가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법이다.
일본의 이번 당한 보복은 국제적·민족적으로도 그러함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실례다.
이상에 말한 것은 내가 바라는 새 나라의 용모의 일단을 그린 것이어니와,
동포 여러분! 이러한 나라가 될진대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네 자손을 이러한 나라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옛날 한토(漢土)의 기자(箕子)가 우리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공자(孔子)께서도 우리 민족이 사는 데 오고 싶다고 하셨으며,
우리 민족을 인(仁)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옛날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는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나도 일찍이 황해도에서 교육에 종사하였거니와 내가 교육에서 바라던 것이 이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70이 넘었으니, 직접 국민교육에 종사할 시일이 넉넉지 못하거니와,
나는 천하의 교육자와 남녀 학도들이 한번 크게 마음을 고쳐먹기를 빌지 아니할 수 없다.
– 나의 소원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1947년 백범 김구 –
머리카락은 어깨 밑으로 살짝 드러나 있는 티셔츠 밑으로 간들거린다.
옆의 친구들과 뭐가 그리 좋은지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깔깔거리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내 모습을 다시 지켜 봤다.
딱히 감흥이라던가 어떤 느낌 같은 것을 찾으려면 분명 뭔가 나오겠지만, 그냥 신경쓰는 것을 그만 두었다. 그러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 이유를 생각해봤다. 얼굴이 이쁜것도 몸매가 이쁜것도 아니다. 핑크, 블루 가로 스프라이트 패턴의 셔츠와 어딘지 길이가 모자라 뵈는 흔한 청바지. 길죽한 얼굴과 코. 저렴하지만 튼튼한 메이커의 적당히 닳아 색이 빠져 있는 캔버스 신발.
왜 자꾸 신경이 쓰이는 걸까.
곰곰히 이미지를 다시금 생각 해봤는데 어쩐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마 무엇인가 결핍된 모습을 찾아서 일 것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라 생각 한다. 말이 굉장히 어눌하다던가 하는 것도 아니다. 동작에 어떤 이상한 템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신경 쓰지 않으면 아무런 느낌도 없을 그런 지극히 일상적 느낌이지만, 그 뒤에는 강렬히 빛나는 결핍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말이 되려다 만 인간 같기도 하고 인간이 되려다 만 말의 느낌이기도 하다. 인간의 눈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말의 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동석한 옆의 친구들도 어떤지 사정이 비슷하다. 어떤 친구는 대단히 뚱뚱했는데 핸드폰으로 뭔가 통화를 하고 있었고 옆에서 같이 듣던 친구들이 중간에 장단을 넣는 식이다. 뚱뚱하거나 사알짝 비틀리게 말랐거나, 말처럼 생겼거나.
가만히 보고 있으니 동물 같다는 느낌이 든다. 딱히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듯한 느낌의 동물 말이다. 유니콘이나 페가서스 같은 반짝거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그것은 나에게 진동을 \’넘겨\’주었다. 어쩌면 그 존재 자체가 하나의 진동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조용한 지하철에서 밝고 환하게 소리내어 웃었고,
난 그 너머로 입술만 조금 움직였다.
그리고 그것은 온전히 나에게 돌아온다.
아주 아주 예전이나 아주 예전이나 혹은 예전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 그것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상기하게 한다. 정신을 놓은체 허공에 시선을 두듯.
밀물 처럼 시간들 들여 서서히 하지만 결국 달려 도망쳐도 밀물에 발가락이 발목이 종아리가 그리고 몸이 잠기듯, 폐를 녹여버린다.
스무살이 되던 해, 봄날의 내가 소리 내지 않은체 스멀스멀 웃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을이 오기 전까지 어떻게든 교미를 해야 한다. 수년의 시간 동안 땅밑에 있다가 나무에 올라가선 미친듯 울어대는 매미들은 여름 한철 교미를 위하여 마지막 순간까지 비명을 지른다. 매미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으면 여름의 끝이다. 올해의 여름은 이제 잊어야 하는 시간이다. 손을 흔들어도 좋고, 고함을 쳐도 좋다. 정신 없이 혹은 무심하게 정신 차려 보니 가을이더라. 라는걸 느끼는 순간 이미 겨울의 문턱이다.
오늘도 지구는 하루 분의 자전을, 아니 한바퀴 자전을 하고, 공전을 하루 분 만큼 움직인다. 하지만 하루가 늘 24시간 인것은 아니다. 46억년전 자전을 하는 시간, 즉 하루는 4시간이였다. 그리고 얼마 후 소행성과 지구와 출동하고 그에 파편들이 모여 달이 생겼다. 달은 지구의 반대 방향으로 바닷물을 끌여당겼고 그로 인에 지구의 자전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하루는 점점 길어져갔다. 하루가 길어질 수록 1년의 일수는 줄어갔다.
20억 년 전 1년은 800일 하루는 11시간
8억 년 전 1년은 500일 하루는 17시간
4억 년 전 1년은 400일 하루는 22시간
1억 년 전 1년은 375일 하루는 23.5시간
10만 년에 1~2초씩 늘어나는 하루의 길이
3억 6천만 년 뒤 하루는 25시간이 된다
그리고 75억 년 뒤에는 지구가 완전히 자전을 멈춰
낮과 밤을 포함한 하루의 개념이 없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365일의 1년
24시간의 하루
그것은 태양, 달, 지구가 만들어가는 거대한 시간의 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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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에 매미가 울었다. 한창 여름일때 보다 풀이 조금 죽은 느낌이다. 그래도 종족 번식을 하려, 조그만 몸뚱아리 터지도록 소리 지른다. 서글픈 느낌이 불투명한 젖빛 유리 처럼 엷게 지나갔다. 멍하게 5초 정도 있었다. 일년 같은 5초 였다.
53초가 지난 후에 갑작스럽게 죽는다 하더라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생전에 내게 주어지고 할 수 있는 것은 무한이 0에 가까울 만큼 한정적이여서 내가 무엇을 한다 한들 무엇이 바뀔것이라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다만 찰나의 순간이라도 무엇인가 상기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내가 존재하고 있음에 찬사를.
내가 존재 할 수 있도록 인식 할 수 있게 해준 나 이외의 것에 찬사를.
나와 외계의 구분이 없었다는 것을 일깨워준 모든 것에 감사를.
모든 아픈 것과 아픈 것들과 아프게 한 것들에게 찬사와 감사를.
이미 나 자신이 우주였음을. 그리고 우주도 그 무엇도 아니였음을.
재와 먼지가 되어 없어짐에 무표정한, 사랑을.
매미 소리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