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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희망의 편지 한통을 받다.

그는 최소한 내가 보고 느끼기에 대단히 사진을 사랑(다른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하는, 그리고 만약 그러한 자격이라는게 존재한다면, 충분히 사진을 앞으로 해야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 이다.

난 그를 의심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의지 그대로 순수히 응원해주고 싶다. 심지어 그가 사진을 그만둔다고 할지라도 난 이해 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고 현실과의 싸움을, 타협을 하고 있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사진을 하기 위해서 이다. 어떠한 측면에서 보면 나보다도 훨씬 더 큰 사람이다. 그도 그럴것이 난 하루 하루 찍는것에 만족하는 그런 사람이라면, 그는 더 넓은 그리고 더 깊은 마음을 가지고 사진을 계속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 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들 자체가 오히려 그의 사진에 분명한 자양분이 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지로 그러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진 이란 것은…

모쪼록 언제고 닭똥집에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다시 오길 난 고대하고 희망한다.

사진이란거, 정말 별 의미 없는 별 가치 없는 그러한 무지랑깽이 라고 난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흐느적 날고 싶지…

저 물옆 바위 밭에 홀로 앉아
그윽히 피리를 불때
어디선가 흰나비 한마리 날아와
피리끝에 앉았던 기억.

에해라 내가 꽃인줄 알았더냐
내가 네 님인줄 알았더냐
너는 훨훨 하늘로 날아올라와
다른 꽃을 찾아가 보아라

눈 멀고 귀먼 내 영혼
그저 길에 핀 한송이 꽃
나비처럼 날아서 먼 하늘도 그저 흐느적 날고 싶지

에해라 내가 꽃인줄 알았더냐
내가 네 님인줄 알았더냐
눈 멀고 귀먼 내 영혼도
그저 나비처럼 날고 싶지

눈멀고 귀먼 내 영혼도
그저 흐느적 날고 싶지.

김두수 – 나비

http://dummyfactory.net/main/box/file/butterfly.wma (듣기)

축하한다. 정미군.

편입 희망생이었던 정미군이 드디어 경성대 사진학과에 합격했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 동안 나와 함께 수업하면서 싫은 소리, 잔소리, 같은 소리에 울기도 하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듣고 참는다고 고생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네가 찍고자 했던 것에 대한 시선과 애정, 그리고 노력에 대해서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진심으로 너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사진은 만들어 내는것이 아닌, 만들어 가는 것 이기에…

이제 조금 쉬어야 겠다.

전시회 준비가 다 끝나고, 이제 겨우 한숨 쉴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만든 별 것 아닌 인화지  몇 쪼가리에 무슨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겠냐만. 그런 의미없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사기는 치지 않았다.

그것 만은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그렇다.

예전엔 강한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지셨네요.

.

풍경 소리가 날 어지럽게 한다.

수세.

프린트를 하고나면 언제나 발이 아프다.

할땐 잘 느끼지 못하는데, 어느순간 임계점에 달하면 피곤함이 순식간에 나를 잠식해 버린다. 그래도 꿋꿋히 참고 프린트를 계속 한다치면 분명 실수 한 두가지씩은 하기 마련이다. 아주 엄청난 대형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럴땐 그냥 쉬는게 좋겠지만, 일단 한번 시작하면 지칠때까지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근성이라 그런지 쉽게 콘트롤 하기 힘들다. 이런건 참 비능률적이라곤 생각하지만, 뭐 어쩌겠어.

라는 식으로 계속 암실에 특어박혀 작업을 계속 한다. 이렇게 몇번의 고비를 거치고 나면, 정말 지쳐버린다. 그땐 정말 쉬어 주어야 한다.

지금이 그 때다.

아우..

체력과 근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byrd

오랫만에 음악 듣고 몸은 제멋대로 움직이면서, 주먹은 꽉 움켜쥔체
이빨을 악물면서 울었다.

no Music, no Life

소리.

셀렉트가 잘 되지 않는다.

셀렉트 할때는 어떠한 불편함이 나의 셀렉트를 도와주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항상 그랬었다. 물론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 또한 마찬가지 이다.

이것과는 다른 어떤 종류의 불편함이 나의 셀렉트를 방해 하고 있다.
그 불편함이 어떤것 인지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 무엇인지 이미 난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몇일동안 6차 셀렉트까지 했었던 것을 몇일 동안 묵혀두고
사진엔 손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엔 억지로 하면 억지스럽게 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그 누구보나도 자신이 제일 잘 안다.
관객은 커녕 자신조차 만족(어려운 단어다)할 수 없는 것이 나와버린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이것은 내 사진이 아니다.

오늘 조금 마음이 놓여 셀렉트를 잘 하고 있던 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번쩍 지나가면서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어쩌면 난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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