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df_Mutter

신 학기.

새학기가 시작되었다고 말들 한다.
한 학년이 올라갔다고 말을 한다.
새로운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말을 한다.
복학했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는 어느것 하나 별 반 다른것이 없다
시작이 되었던 올라갔던 무엇이 되었건 간 나에겐 차이가 없는것이다.

전화로 그래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구나. 오늘 어땠어?
라는 문안 전화가 오곤 했었다.

‘응, 그냥 좋아.’
‘그래? 잘 되었네요, 시작이 좋으면 끝까지 좋을꺼에요.’
‘그래 그랬으면 좋겠구나.’
‘네 저두 그러길 바래요.’
‘건강하니?’
‘네.’
‘그럼…. 다음에 보자.’

무엇이 되었건 간…. 나에겐 그다지 별반 다를께 없다.
그다지 좋을것도 나쁠것도 없다.

다만 한가지 바라는 것은 정말, 진심으로 바라는것은
주위에 쓸떼없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기운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종종 그런것을 ‘몸’으로 느껴버릴때가 있다.

귀신이야기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닌게 아니라
정말 도무지 전혀 쓸모없고 쓸데 없는 기운이라는게 느껴저버리는것이다.
그런 기운들. 일례로, 어떤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가스가 그렇게 느껴질때도 있는것이다.

그냥 조금 조용히 지내고 싶다.
이런 저런 소모적 일에 소모적 에너지를 쓰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냥 묵묵히 그리고 조금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데로
태양이 뜨면 태양이 뜨는데로, 달이 뜨면 달이 뜨는데로,
그렇게 조금은 흐물거리고 싶다.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쓴다는것… 물론 그것도 나름대로 좋고
중요한 일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나에게 있어서는 버거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전에도 그리고 최근에 자주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지만.

정말이지 입닥치고 살고 싶다. 그걸 하기 힘들기에 이런 소리를
자꾸만 하게 되는건지도 모르겠다.

눈을 막아 보지못하고, 귀를 막아 듣지 못하고, 코를 막아 냄새를 느끼지 못하고, 입을 막하 말하지 못하게 하고, 피부의 신경세포를 몽땅 뽑아내서 감촉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뇌수를 뽑아내어 생각을 못하게 하고. 그리고 나서 사진을 찍고 싶다.

가능만 하다면야 그렇게 하고 싶다.

아직… 갈길이 산천만리 처럼 멀게 느껴진다.

헤어짐에 대하여.

어제 친구가 결혼했는데요. 식장으로 걸어들어가는 친구 뒷모습 보면서 막 울었어요, 왠지 아주 헤어진다는 느낌이들었거든요

으음.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헤어지지 않고 살순 없을까 하구요.

후후훗

아저씨는 저 보다 좀더 사셨으니까 그만큼 헤어진 사람들도 많을꺼에요. 그쵸?

그랬겠지

그래두, 좋아하는 사람들과는 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

아저씬 더 이상 헤어질 사람이 없는것 처럼 보여요.

만남을 간직한다는것은 불가능해. 언제나 헤어짐으로 완성되기 나름이야.

그래도 헤어지는건 정말 싫다.

사람의 마음이란…

요즘에야 조금씩 이런것도, 저런것도 해보고, 다른 사람 사진을
따라해보기도 하고, 뭔가 조금씩 다른쪽으로의 실험이랄까. 시도랄까.
혹은 뭔가 지금까지의 내가 사진을 찍던 어떤 스타일(이라는게 존재했었다면..)의 변화라던지.. 그러한 것을 생각하고, 그리고 작업을 하고 있다. 그야 물론 결과물은 언제나 불만족, 불협화음, 불균형, 재미없음, 임팩트 없음, 몰입감 없음, 등의 사진들만 잔뜩 만들어 내고 있는것 같다. 물론 위에 나열한 것들이 100% 전부 만족된다고 해도. 그게 좋은 사진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말 할수 없다.

난 사람 보는걸 참 좋아한다.
그냥 문뜩 마냥, 아무생각 없이 멍하게 사람들을 그 얼굴들을, 그 눈썹들을, 그 눈가를, 그 눈동자를, 그 입술, 입가, 볼살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의 얼굴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고, 아무리 봐도 항상 같은 얼굴은 그다지 없다.(라고 난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난 뭔가 의식적으로 방향성같은것 생각하지 않아도 다른 종류의 사진 보다는 인물사진쪽의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뭔가 어떤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것에 있어서. 상대방의 기분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을 보는 마음, 그리고 그것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다시 반영이 되어서 나에게 돌아오는 그런 짧막 잛막한 느낌에 난 흥분하고 자극받곤 한다.

이런 시기가 있었다.
처음엔 눈으로 보는게 좋았다. 그 후로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서 보는게 더 좋았다.
제한된 시야. 당연히 파인더를 통해서 보게되면 더 잘 보이고 더 잘 느껴지게 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느껴낼 수 있는것도 있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확히 논리적으로 100% 확정된 느낌이 아닌.. 그것이 오해, 혹은 편린의 조각일지라도 자신의 마음으로 눈으로 느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 다시 그냥 눈으로 보는게 더 좋아졌다.

최근에 들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 아무렴 어때.
눈으로 보든, 파인더로 보든. 그런것. 따로 생각해서 뭐하나…라고.
그러면서 갑자기 생각난것은 지금껏 난 뭘 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지금껏 뭘 하고 있었던거지? 라고. 그러고 나니…
갑자기 사진이 찍혀지질 않는다. 왠지 애벌래가 변태하고 하고 남아버린 유충 껍데기만 찍는것 같다.

물론 답은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어렴풋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진실은 아니고, 정답도 아니고, 그렇다고 피난할수있는 도피처도 아니고, 이성적인 안식처도 못된다. 오히려 그게 날 다 옮아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침이라도 한번 밷어줄 수 있는 구체적인 물질이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컨데 이런 식으로.
나 : 퉤잇
답 : 왜 밷는거야?
나 : 난 네가 싫어.
답 : 싫으면 싫은거지 왜 침은 밷고 난리야?
나 : 나도 몰라. 그냥 그러고 싶었어.
답 : 바보구나?
나 : 응
답 : 난 네가 싫치는 않아.
나 : 난 네가 싫어. 하지만 그렇다고 싫치는 않아.
답 : 이상한 소리만 하는군
나 : 바보라서 그래. 그런데 궁금한게 하나 있어 너에게..
답 : 뭐?
나 : 그런데………. ‘네가 답’이니?

뭐 이런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시츄에이션이라고 하더라도 어짜피 뒤에 나올 이야기들 역시 뻔한 이야기… 오래 해먹은 이야기, 지겨운 이야기….

딱히 뭔가 굉장히 획기적이고 뭔가 눈에 번쩍 뜨일만한 어떤걸 바라는건 아니다.(그야 역시 있는쪽이라면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법도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도구가 아니다. 음.. 그래..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있는 그대로, 퉁김이 있는 기타의 울림이라던지, 그 기타통이 울려버리는 공기감이라던지, 적적한 공기 소리라던지, 한밤중에 위이잉하고 돌아가다가 갑자기 질식사하는것 같은 냉장고 소리라던지, 그 뒤에 오는 적막함이라던지, 혹은…………………

사람의 눈이라던지.

난 그런게 좋다.

그리고.

이 일기를 쓰는 도중 갑자기 토한 한숨 소리도 난 싫어할수만은 없다.

어찌되었건… 모든것은 결국 자기 편한데로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느낌이 있고 흐름이 있다. 자기 나름대로, 혹은 자기 편한데로..

그래서.. 난 입을 다물기로 했다.

목표상실.

무엇인가 목표가 있다가.
갑자기 어떤 일로 사라저버리면 굉장히 허탈해진다
그런 경험들 한번씩은 다 있지 않나요? (없어도 난 모른다.)

무엇인가 에너지를 쏟아부어 맹렬히 하다가.
갑자기 ‘팟’하고 사라저버리는 것이다.

그리곤 뭔가 ‘?’ 같은 기호가 머리 위에 둥둥 떠있는것 같은 기분이 된다.
갑자기 생긴(생긴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목표상실이라도 뭔가 지금껏
계속 달려왔기 때문에 탁! 하고 일순간 제자리에 멈춰설순 없는것이다.
일단은 속도는 느리지만 달리는것은 하고 있는것이다.

뭔가 씁쓸한 입맛이 남아버린다.

도대체 난 뭘 했었던 것인지.

조금씩 천천히 나아가는 법을 배워야겠다.

그래 이제 슬슬 다른것도 해보자..라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지금껏 했던것을 정리하고, 마무리 해야할 것이다.

휴우…. 사랑하고 싶다. 그래.

왜 살고 있는거지?

왜?

기분 머엉..

감기가 걸렸었다.
컴퓨터도 고장났다. (메인보드가 박살이 났다.)
기분도 고장났다.
지금껏 유지하고 있던 에너지도 삐끗했다.

머리는 멍하고.
등은 척추를 하고 흘러내리는 냉기에 몸이 춥다.

뭐… 가끔은 이런것도 괜찮치.. 하는 기분.
뭐… 첫날은 그랬다.. 후우… 이 정도야… 담배연기로 감기균을 물리처주지..

어랏?

안되는군.

지금 감기 3일째.. 콧물도 멈췄고. 기분이 제법 호전되었다.
몸 상태는 완벽까진 아니지만 제법 회복되었고, 무엇보다도
머리가 아프지 않아서 좋다.

약간 바보가 된것 같아서… 왠지 침이라도 질질 흘리며 싱긋 웃을수
있을법한 기분이 든다.

우연한 거라고 하는지 지금 이 일기를 쓰고 있는데…
바그바드 카페의 Calling You가 나온다.
지금 나의 기분과 아주 ‘같은 기분’.

추신 : 힘 낼 수 밖에 없다.
추신 2 : 조그만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찾아봐야 겠다.

모 사진 동호회를 다녀와서…

난 비교적 통신이든 아니면 다른 종류의 오프라인 사진 모임이든
일단 사진과 관련된 모임이라는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평소에 디지털 포토쪽에 관심이 있던 나는 모 사이트에 자주 들리는 편이다.
이번에 부산 모임이 있다고 해서, 제법 기대감을 가지고 갔었다.
모임 시간은 틀림없이 6시 인데 3, 40분쯤 되어서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 3, 40분의 기다림동안 미리 오신 어떤 한 분이랑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무슨 사진 찍죠? 풍경? 산? 건축? 인물?’
‘아.. 네.. 글쎄요.. 그게.. 잘.. 저도… 아직 뭔가 확실하게 정한건 없습니다.’
‘흠.. 그냥 아무거나 이것저것 뭉뚱그려서 찍는다는 소리구먼’
‘네? 아.. 네… 그렇네요.’

‘사진학원이라는건 뭐니뭐니해도 규모가 커야합니다.’
(이것은 제가 아닌 그 분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 수정글)

‘필름은 뭐써요?’ (역시 그 분께서 한 말씀입니다. – 수정글)
‘현재는 Tri-X만 쓰고 있습니다.
‘흠.. 거친것만 쓴다?’
‘…………’

‘화이버(인화지의 종류, 무척 비싸고 공정이 까다롭다.) 작업 해본적 있어요?’
‘네. 학교에서 수업할때 그것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좀 깐깐해서.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트레이닝은 되는 것 같습니다. 화이버 작업만 하다가 RC작업하면 왠지 쉽게 쉽게 넘어가는것 같아서 조금 ‘엇?’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개인 작업 할때는 아직 RC를 쓰고 있습니다.’

‘프린트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게 뭐라고 생각해요?’
‘글쎄요, 어떤 말씀을 하시는건지 잘….’
‘버닝과 닷징이 작품 프린트에 있어서 제일 큰 요소입니다. 이거에 따라서 작품되고 안되고 그러는 겁니다.’
‘네. 그렇군요. 그치만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일단 네가티브가 괜찮으면 그만큼 버닝이나 닷징의 필요성은 많이 줄어드는듯 합니다. 물론 저도 버닝 닷징정도는 가끔씩 쓰지만 그것 자체만으로 작품이 된다 안된다라는건, 버닝 닷징만으로도 작품이 된단 말씀이신건 아닌듯 합니다만. 조금 어설프게 설익게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만. 간단하게  EI나 현상테스트 정도만으로도 영점을 잡는다는 의미로써 실용성이 있어 보입니다만…’
‘존 시스템 이야기 하는거요? 그 딴거 왜 하는지 몰라. 그런거 안해도 사진 날 나오고 잘 뽑히고 그러는데.’
‘네 옮으신 말씀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도 사진 시작한지는 5, 6년정도 밖에 안되었습니다. 약 4년 조금 넘게 편한데로 찍고 프린트도 제법 잘 나오곤 했습니다. 가끔씩 운에 기대기도 하고 간간히 제법 만족스런 사진이 나오곤 했습니다. 일단 복잡한건 재껴두고라도 소위 말하는 ‘그 순간’의 몰입감이라는게 더 컸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기준이 만들어지면, 그 후엔 의식적으로 그 기준에서 이탈 하는 것이 가능하다" 라는 것 말입니다. 물론 저도 지금 한창 배우고 있는 중이라 그런 경지까진 전혀 도달하고 있진 못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지금 현재로썬 오히려 방해가 되는 부분도 틀림없이 있습니다만, 오히려 조금씩 더 쉽게 작업을 할때 예전보다 더 몰입이 쉬운것 같습니다. 일단 노출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노출이 결정되고나면 오직 파인더만 집중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35mm에선 쓸모없다고 이야기를 많이하고 실제로 쓸데없는 부분이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서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해보는것도 나쁘진 않을껏 같습니다. 설령 나중에 다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프린트 잘해요?’
‘아직 공부하고 있는 중이라 만족스런 프린트는 한장도 못내고 있습니다.’
‘뭘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나?’
‘네?’
‘프린트라는건 단순한 일종의 기술이잖소. 좋은 프린트라는게 뭐라고 생각해요? 안셀 아담스이야기 하는거 보니, 하이라이트부터 쉐도우까지 다 들어가 있는 프린트를 좋아하겠구먼?’
‘물론 물리적으로는 훌륭한 프린트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것은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하이라이트나 쉐도우가 뭉개져버린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한다면 그것은 좋은 프린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러나 일단 그 전에 프린트 하기 좋은 네가티브가 있다면 최상이겠지요. 물리적인 재현이라는 것에 있어서 스페이스가 넓으면 프린트로 재현할때 그 만큼 넓은 곳에서 하나만 뽑아낼수도 있고, 다 재현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역시 그게 다는 아니겠지요. 중요한것은 전체적으로 사진의 감정, 흐름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건 인화기술자들이 다 알아서 하는건데 뭘 그리 복잡하게.’
‘네.. 확실히 그런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짧은 느낌으로는 안셀 아담스가 한 말인데 ‘사진을 음악으로 봤을때, 네가티브는 악보, 프린트는 연주와 비슷할 것이다’라는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만..
‘…….’

‘존 시스템 공부 해보셨나요?’
‘하긴 했지. 그런데 거 너무 쓸떼없이 복잡한데다가 그런식의 결벽증 환자가 만든 냄새가 나서 싫어.’사진’이 ‘주’인지 ‘기술’이 ‘주’인지
모르는 사람꺼는 별루야’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가끔 그런게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거봐, 본인도 그렇게 말하잖아.’
‘오리지널 프린트는 본적 없습니다만. 미약하나마 인쇄물로도 어떤
톤의 아름다움을 떠나서 훌륭한 사진이 많은것 같습니다.’
‘그거야 사진찍은 방향이 전혀 다르잖나, 방향이!’
‘책의 서문을 읽어 보셨습니까?’
‘읽어본것 같은데.’
‘거기에 보면 나름대로 수긍가는 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안셀아담스가 이 책을 내면서 나름대로 걱정하는 부분이 많았다는것, 앵무새 교육은 하고 싶지 않다는것, 이것은 수많은 여러가지 기준중의 한가지, 혹은 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라는 내용 비슷한것이었죠.’
‘암튼 그런거 없이도 지금껏 사진 잘 찍었고, 난 단순한게 좋아.’
‘네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동의합니다.’

(학원에 있는 프린트 한장을 들면서.)
‘프린트 할땐 테두리가 중요해요. 이거 봐요 3중 테두리 선 보이죠? (학원에 있던 프린트 한장을 들어 올린다.) 은색, 흰색, 검은색 혹은 그 반대로 들어가는 테두리. 이거 할 줄 알아요?’
‘네’
‘그쪽은 어떻게 하죠?’
‘판데기로 가려서 다중 노광 합니다만… 제 개인적인 작업을 할때 테두리를 넣고 싶을땐 3중 테두리 보다는 캐리어를 깎아서 만든 그냥 검은색 테두리를 주로 씁니다. 거칠거칠한게 맘에 들어서요.’

‘그러지 말고 사이즈 별로 ps판을 떠서 해봐요. 자로 잰것처럼 칼같이 나오니까.’
‘네.’

‘출품할때 테두리 문제로 말이 많아요. 이 사진에 그 테두리만 넣었으면 붙었을텐데.. 붙었을텐데..라고’
‘네. 그렇군요’
(테두리 이야기로 10분간 대화)

‘최민식씨 프린트 봤어요?’
‘아뇨’
‘프린트가 그렇게 엉망이고, 텁텁하게 어둡게 뽑혀도 왜 팔리는지 알아요?’
‘글쎄요.’
‘그게 바로 이름값, 네임 벨류라는 겁니다.’
‘네.’
‘최민식씨 뿐만이 아니라 다른 작가분들도 비슷해요. 사진의 아우라라 는것이 있어요. 그건 사진 자체의 아우라 라기 보다는 그 작가의 아우라가 사진의 값을 결정하는 겁니다. "어, 이거? 최민식이 사진이야. 돈좀 줬어."라는게 되는겁니다. 최민식씨는 약품도 다른거 안쓰고 옛날부터 그냥 쓰던거 D-76 그것도 3번 4번씩 그냥 쓴답디다.’
‘흠. 이야기는 들어본것 같습니다.’
‘본인이 사진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그런 작가선생 밑에 들어가서 시다바리 하면서 청소도 해주고 현상도 해주고 프린트도 해주고 하면서 일해봐요. 첨엔 그런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어, 최민식 선생님 밑에서 일했던, 혹은 프린트 했던 사람이군. 이라고 인식을 하게 되는거죠’
‘네..’
‘그래서 전시회라도 하고 그러면 그런게 크게 작용되고 작품도 팔리게 되는겁니다.’

‘이 사진을 뽑은 확대기는 얼라이먼트(수평맞춤)이 안되어 있구먼
어떻게 맞추는지 가르쳐 줄까요?’
‘네’
‘레이저 포인트를 이용하는 방법 인데, 이렇게 해봐요. (뭔가를 그린다)’
‘음. 좋은 방법이군요. 저도 한가지 알고 있는게 있습니다만… 네가에 얇은 선을 정방향으로 긋고 중심점에 맞게 X로 다시 한번 긋습니다.
높이를 아주 낮춘후에 대강 얼라이먼트를 맞추고 그 후에 점점 높이를 올려가면서 미세 조정을 하면 16×20인치 사이즈 정도까진 얼라이먼트 문제없이 확대가 가능하더군요. 입자 샤프니스도 뛰어나고…’
‘어허… 그 방법으로는 극히 세밀하게 안된다니까.’
‘흠. 그렇군요. 기회가 되면 그 방법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때 쯤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르르 들어오더니 자신들의 카메라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며
자신의 장비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오.. 그 렌즈 어디서 구했죠? 좋은거 샀네.’
‘제가 원래 이런거 잘 구하잖습니까. 하하’
‘아 이거 다들 장비 꺼내니까 나도 안 꺼낼수가 없구만.’
‘이 스트로보.. 국내에서는 못구하죠? 구한다고 힘 썼습니다.’
‘이 렌즈 얼마 줬어요?’
‘좀 싸게 줬습니다. 170에 구했어요’
‘싸게 샀구만.’
‘화질은 어때요?’
‘xxxxxx(메이커 이름 제외)답게 화질, 발색, 속도 끝내주죠. 그래서 요즘 필름을 바꿔볼려구요’
‘뭘로 바꿀 생각이에요?’
‘지금껏 리얼라를 썼었는데. 수프라나 한번 써볼까 싶네요. 색이 강하게 나온다고 하던데.’

내 카메라 가방은 바닥에 축 늘어저 있었다.

디지털 입력, 출력과 관계된 비교적 초보적인 강의가 시작되었다.
그 어디에도 강의라는 말은 보질 못했는데.

준비해오신 분은 나름대로 자료도 준비해오시고 열과 성을 다해서
이야기 하고 계셨다.
‘뭐 이미 알고 있는거긴 하지만 한번 더 듣는다고 나쁠건 없겠지’라는 생각에 자리를 지켰다.
중간에 몇번씩 전화가 와서 난 중간에 빠저 나와야만 했다.

그래. 다 맞는 소리야. 틀린말 하나 없어.
젠장 다 맞는 소리라구.
씨팔.

추신1 : 난 이번 모임에 가서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것을 자극 받고 돌아왔다.
추신2 : 존 시스템 이야기는 더 이상 안했으면 좋겠다. 정말로. 이런 이야기를 해서 뭔가 발전이 있다면 골백번이고 더 하겠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음악하는 사람이면 음악, 그림이면 그림, 연극이면 연극) 말로써가 아닌, 사진으로써 제일 잘 표현 할 수 있다고 난 믿고 싶다.
관람객들 전부가 이 사람은 존시스템을 사용 했는지 안했는지를 쌍심지 켜먼서 분석하진 않는다.

미키마우스 꼬리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 어째서 꼬리가 나올때마다 길이가 달라지냐고 신문에 불같은 투고가 올라오지는 않는다.

‘사진’은…  ‘사진’이면 되는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게 무엇이 되었건 어떻게 되었건.
적어도 무언가가 남겨저 있고 무언가가 느껴지고 무언가 흐름이 있고
무언가 공기감이 있고 무언가 커뮤니케이션이 된다면…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것이면 족하다.

추신 3 : 나도 복잡한거 싫어한다. 천성이 게으른 나 인데.

추신 4 : 게을러도 스팟 노출계쪽이 나에겐 더 편하다. 더 빠르다.

추신 5 : 난 무슨 옛날 97년도 우리 학교에 들어온줄 알았다.

추신 6 : 스스로 납득할때까지 이런 이야기 안하고 입 닥치고 사진 찍고 싶다. 정말

바그다드 카페

몇년 전부터… 봐야지.. 봐야지 했던 영화들이 몇편씩 있곤 했다.
그 영화중에 하나가 바로 바그다드 카페

줄거리고 뭐고 말할것도 없다.
그냥 황량한 사막 같은곳에서 멀뚱한 오일스테이션과 카페 그리고
모텔을 겸업하고 있는 그 곳.

처음엔 뭔가 뒤틀어진 느낌. 그러니까 3차원적인 어떤 물체를 잡아서
비틀고 꺾고 뒤집으면 이런 모양이 나올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공기감.

사람들도 비틀어저있고 공간도 비틀어저 있고 공기감도 비틀어저 있고
카메라 앵글, 색 마저도 비틀어저 있는 느낌.

바흐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비틀어진 곳…

가장 가슴 깊이 울렸던 것은 ‘Magic’ 이라는 단어.

여자 주인공은 (실로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이는 주인공이다) 간간히
한 단어를 내 밷는다.

‘Magic’

왠일인진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밷는 그 목소리의 울림이 나의 목구멍을, 가슴을 죄어오게
만들었다.

비현실적인 감각의 비현실적인 색채…..
그리고 독약같은 커피가 존재하는 이 영화는…

나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다.

‘자주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자극 받은 영화로써
그리고 좋아하는 영화로써 나에게 남을것 같다.

몇년 전 부터 미루어 왔던것이 오히려 더 운이 좋았던 것일런지도 모른다.

시간이 조금씩 흐를때 마다. 가끔씩 이런게 느껴질때가 있곤 한다.
‘조금씩 굳어져 가는 구나….’라고.

건조한 공기속의 바닥을 드러낸 땅같은 느낌이 들때…..
이 영화는 나에게 있어서 제법 머리를, 가슴을 안개처럼 적셔주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준 Y군에게 감사하고 싶다.

자주 볼 영화는 아니지만………

추신 : 이 영화속의 비틀어진 공간감, 공기감들이 마음에 들었다.

노르웨이의 숲.

mp3로 음악을 듣다보면 아무거나 끄적 거리면서 10초도 못듣다가
다른걸 틀곤 한다…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이 ‘걸렸다’

갑자기 머리가 지끈 거린다.

토할정도는 아니지만. 왠지 뇌가 빙글빙글 도는것 같다.

아아.. 토할것 같다.

추신 :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

넓게 찍는다는것.

넓게 찍는다는것.

단순히 화각을 넓게 구도를 넓게 찍는다…라는것도 있겠지.
그리고 심미적인 표현방식으로써 넓게 찍는다는 것도 있겠지.
그리고 그러한 것을 뛰어 넘어서 ‘넓게’ 찍는 다는 것도 있겠지.

난 요즘 넓게 찍는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다.
여러가지로 시도해보고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고
여러가지로 느껴가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만큼 제대로 나온건 단 한장도 없지만.
그래도 난 즐겁다.

무엇보다도 내가 찍는것에 대해서 조금씩 여백이 느껴지기 시작한다는
그런것이 좋다.

어떤 진공감이 느껴질땐 왠지 가슴이 지리하게 아픈 느낌이 든다.
스스로 찍은 사진에 대해서 이런 말 하는건 정말 넌센스라고
생각하지만.. 어찌 되었든…..

지금껏 난 너무 다가갔다. 너무 깊숙이 들어갔다.

그래 이젠 좀 넓게 찍어야겠다… 싶은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조금씩 뭔가가 나를 그렇게 이끌어 간다..싶은것도 조금
웃기는 이야기지만.

잘 말로 표현하긴 힘들지만….

어찌되었건… 그러한 에너지들이 나를 이끌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비록 요즘 경제적 상황이 무척 어렵고 (이것도 내가 자초한 일이지만)
힘들다고 해도… 뭔가 조금씩 미쳐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에너지를 무척 많이 소비하고 있다. 촬영하고 나면 정말..
엄청 지쳐버린다.

그렇게 쭈욱 짜내고 나면, 왠지 그것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가
다시 솓아오르는 느낌이 든다.

기름값이 없어서 춥게 지낸다고 해도… 필름은 구입한다.
그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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