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tter

그저 아무런 말 없이 서로를 껴안고 있을 뿐이다.

이십년 가까이 신어왔던 카테고리의 신발과는 참으로 다른 형태의 신발을 고르고 그것을 생일 선물로 받은지 3개월이 흘렀다.
처음 하루는 어딘가 어색하고 걸을때 지축면이 달라진듯한 감각이 아주 엷은 느낌으로 아찔했다.

한달이 지나자 지축은 원래의 위치를 되찾았고 나의 발과 신발이 서로 신경전을 부리는 듯 했다. 심지어 둘이서 대화 하는 것이 들리는 듯 했다.

두달째가 되자 서로가 어느 정도 포기한듯 한결 부드러운 인상이 되었다. 체중을 실어내는 나의 사사로운 습관, 35mm 1.4의 무거운 단렌즈를 매단 3키로 정도의 카메라가 항상 오른쪽 어깨 위에 걸려 있을때 걷는 속도와 리듬 그리고 귀에 이어폰을 박아둔체 초점 없는 눈으로 사람이 가득찬 남포동 거리를 배회할때의 느낌이 가끔씩 울컥해진다.

석달째엔 아주 짧은 순간, 마치 발이 사라지고 부유하듯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그로 부터 몇주 후 드디어 오랫동안 걸을 수 있는 느낌이 되었다. 신발이 주는 존재감은 분명하지만 간혹 그 느낌이 사라지고 언제까지고 계속 걸을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 이상 발과 신발이 대화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아무런 말 없이 서로를 껴안고 있을 뿐이다.

나에게 현실적인 상황이 진정으로 허락 된다면
석달 동안 걷고 싶다. 마치 언제까지고 계속 걸어 갈 수 밖에 없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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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잠이 들었다. 꿈을 꾸었다. 그리고 꿈속에서 꿈을 꾸었다. 샌드박스 같은 그곳에서 그간 고통스럽게 조금씩 녹여갔던 감정들이, 그 안에서 마구 날뛰었고 아마 그때 꿈속에서 보았던 나의 눈동자는 붉은색이 아니었을까 한다. 꿈에서 깨었다. 그대로 누운채 얼마간 천장을 보고 반쯤 떴던 눈을 감았다. 꿈을 꿨다. 내가 생각했고 바랬던던 일상적이고 소소한 꿈이다.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늙어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산보를 하고 언젠가 죽음을 \’맞이\’ 하는 무척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현실에선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꿈. 눈을 뜨고 다시 천장을 바라봤다. 모든게 너무나 리얼해서 외려 현실미가 떨어지는 기분이다. 공기의 흐름이 눈에 보일 정도다. 무척 조용하고 멈춰있는듯 하지만 공기는 그 안에서 뭉글거리며 구석구석 뭉글거리고 있다.

꿈에서 깼다. 아까와 같은 천장, 이불을 덮고 있다. 어쩐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도 꿈인가 싶은 기분이 든다. 다시 천장을 바라 보았다. 같은 천장이다. 어느쪽이 현실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시계를 보자 오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바깥은 아직 어둑하고 한없이 검은색에 가까운 파란색이 수족관 물처럼 방에 가득 들어차있다. 토할것 같았다. 아직도 현실감이 없었다. 일어나서 웃옷과 팬티를 벗어 세탁기에 넣었다. 발가 벗은체로 원두를 갈아내고 커피 메이커에 전원을 올렸다. 머리를 감고 이빨을 닦고 옷을 갈아 입었다. 세탁기에 전원을 넣고 시린듯 푸른색의 고농축 액상 세제와 진흙같은 파란색 섬유 유연제를 넣고 버튼을 눌렀다. 어제밤 작업실 돌아올때 사두었던 식빵을 토스터에 넣어 굽는 동안 담배를 한대 피우고 커피와 구워진 식빵을 밀어 넣었다.

이러면 현실감이 느껴질줄 알았다. 그런데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직 나는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지만 어쩐지 무섭거나 불안하진 않았다. 꿈에서 깨던 아니던 현재 내가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범위와 한계는 이 세계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꿈이라는건 보통 단편적인 시간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세탁이 끝났다는 부저가 울렸다. 세탁물을 정리하려 가보니 세탁기가 아직 돌아가고 있다. 환청이라도 들은게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렴 어때 싶은 기분이다. 15분 정도 시간이 남았고 그 동안 잡다한 것들을 해치웠다.

다시 부저가 울리고 세탁물을 걷어서 하나씩 건조대에 올려놓았다.
꿈에서 깼다.

뇌의 진심

http://read-lead.com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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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커피전문점에 가서 책을 읽거나 블로깅을 할 때가 있다.  가벼운 소음과 감미로운 커피향이 적당히 뇌를 자극해 주면서 테이블 위에 올려진 책이나 노트북은 나만의 시공간이 되어버린 채 온전히 내가 하고자 하는 작업에 몰입하기 위한 최상의 환경이 조성된다. 커피전문점에 가는 것을 귀찮아 하는 나의 습성만 아니면 될 수 있는 한 그 곳에 가서 이런저런 것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런데,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허구헌날 그 곳에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대안이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그 곳의 경험을 비용효율적으로 재현할 수 있을까?

커피전문점에 가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편안한 옷차림, 책과 노트북이 담겨진 가방, 그리고 모자.  

어?
모자 빼고는 이미 집에서도 충분히 구현이 가능한 것들이다.  
모자 빼고는 비슷하다?
그럼 모자?

집에서 극도로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올려 놓고 모자를 써보았다. 헉. 단지 모자 하나 썼을 뿐인데 나의 뇌가 커피전문점에 앉아 있을 때와 비슷한 모드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모자를 쓰고 노트북질을 하니까 뇌가 커피전문점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인가? 이상하게도 커피전문점에서의 집중력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신기한 느낌을 만끽하면서 계속 노트북질을 지속한다. 거기에 커피 한 잔을 곁들이니 이건 뭐. ^^

결국 중요한 건 뇌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이다. 뇌는 완벽한 설정을 제공해야만 만족하는 까다로미가 아니다. 뇌는 유사한 느낌이 제공되면 대충 만족하고 조아라 한다. 뇌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한다. 실재와 환상을 항상 혼동하고 헷갈려 하면서 그저 매 순간 제공되는 느낌을 유일한 실재라 여긴다. \’가상현실\’이란 단어는 결코 스펙타클 무비나 초절정 과학기술에서만 구현 가능한 넘사벽 경험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뇌에게 얼마든지 제공해 줄 수 있는 일상적 스킬에 불과한 것이다.

뇌의 진심은 아마 아래와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진짜,가짜? 그런 건 원래 없는 거야. 그저 나에게 어떤 느낌을 줄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라구. 자, 이제 나한테 어떤 느낌을 줄 건데? 넌 나를 어떻게 속일 거야?  스마트하고 교활하게 날 속여봐. 얼마든지 난 너에게 넘어가 줄 준비가 되어 있어.

뇌는 정보를 유연하게 처리하는 기관이다. 뇌 상을 유유히 유영하는 정보. 그것은 실재를 반영한 현실적 정보일 수도 있고, 실재를 가장한 가상적 정보일 수도 있다. 아니, 애당초 실재와 가상은 구분이 확실치 않은 허상적 개념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뇌는 정보를 필요로 하고 그것을 탐식하면서 살아간다. 뇌로 흘러 들어가는 정보를 전량 방관할 것인가, 아님 그 중의 일부를 내 입맛에 맞게 튜닝할 것인가? 뇌의 진심이 드러나면 날수록, 뇌에 대한 나의 자세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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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삼스럽지만,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도 사실이나 진심이 중요한게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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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셀렉트를 하다가
속이 미식거리고 토할것 같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변기에 머리를 박았으나 헛구역질만 나오고 식도에서 나오는건 없었다. 헛구역질로 나온 눈물과 붉게 충혈된 눈과 표정을 알 수 없는 나의 모습이 화장실 거울에 비쳤다.

지금 작업 셀렉트 할때가 아닌데,
내가 하고 있는건 사진을 보며 셀렉트를 하고 헛구역질을 하고 있을 뿐이다.

너무 지쳐, 이대로 아무 감각 없이

恥の多い生涯を送って来ました。自分には、人間の生活というものが、見当つかないのです。

いったい女は、どんな気持で生きているのかを考える事は、自分にとって、蚯蚓みみずの思いをさぐるよりも、ややこしく、わずらわしく、薄気味の悪いものに感ぜられていました。ただ、自分は、女があんなに急に泣き出したりした場合、何か甘いものを手渡してやると、それを食べて機嫌を直すという事だけは、幼い時から、自分の経験に依って知っていました。

– 人間失格

End

지난 6년간 일어난던 모든 것들 중에 가장 아프게 가슴 찢어지는 일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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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올해 일어난 좋은 일 중
오늘 두번째로 좋은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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