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생활\’ 한다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분명 몸은 피곤한데 기묘하리 만큼 몽롱하게 잠이 오지 않는다.
오른쪽 눈엔 프린트 하다 튀어버린 약품 때문인지 흰자위가 벌겋게 조각나 있다.
생각이 많아지면, 그리고 그것이 숙성되고 영글어진다면 그 만큼 입이 무거워지기 마련일텐데 최근 들어 난 입을 여는 횟수가 많아진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필시 영글지 못함 때문이리라.
가만히, 듣고 응시하던 모습이 예전에 나에게 있었다고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찌 된 일인가. 무엇에 대해 난 목 마름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 무엇에 대해 난 화를 내고 있는 것인지.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차분히 나의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하고 반성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
혀를 놀려 마음을 흩트리지 말고 혀를 쉬게 하고 심장을 쉬게 하고 눈을 쉬게 함으로써, 나 자신을 가라앉히고 투명하게 만들어 밑바닥을 봐야 할 것은 아닌가.
아니다.
그런게 아니다.
아마도 무엇을 두려워 하고 있거나
귀찮아 하는 것일 게다.
틀림 없다.
가랑비 젖듯 회의감에 물들어, 결국 무엇을 귀찮아 하게 된 것이다.
말을 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말을 하기 귀찮아 졌기 때문에 말이 많아 진 것이다.
이런 상태는 무척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불쾌하다.
스스로를 추스리고 조금은 따스하게 다정하게 대해줘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빌어먹을 언제나 그렇듯,
셔터는 항상 열려있다.
난 사진을 찍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사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체,
자신의 어린 자식의 맞은편에서 자동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아빠와 엄마를 존경한다.
그리고 때론 내가 사진을 찍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환멸감을 느낀다.
심장이 퍼렇게 될때까지 울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