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과 바이크 이야기를 했다.
경바이크 단기통의 두둥 거리는 소리도 적당하고. 그런데 카메라의 심장은 뭐지?
카메라의 심장?
셔터일까
아뇨.
동력계의 기계들은 엔진이 심장이라잖아.
카메라의 심장은.
마음이에요.
아는 형과 바이크 이야기를 했다.
경바이크 단기통의 두둥 거리는 소리도 적당하고. 그런데 카메라의 심장은 뭐지?
카메라의 심장?
셔터일까
아뇨.
동력계의 기계들은 엔진이 심장이라잖아.
카메라의 심장은.
마음이에요.
하루 하루 \’생활\’ 한다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분명 몸은 피곤한데 기묘하리 만큼 몽롱하게 잠이 오지 않는다.
오른쪽 눈엔 프린트 하다 튀어버린 약품 때문인지 흰자위가 벌겋게 조각나 있다.
생각이 많아지면, 그리고 그것이 숙성되고 영글어진다면 그 만큼 입이 무거워지기 마련일텐데 최근 들어 난 입을 여는 횟수가 많아진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필시 영글지 못함 때문이리라.
가만히, 듣고 응시하던 모습이 예전에 나에게 있었다고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찌 된 일인가. 무엇에 대해 난 목 마름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 무엇에 대해 난 화를 내고 있는 것인지.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차분히 나의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하고 반성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
혀를 놀려 마음을 흩트리지 말고 혀를 쉬게 하고 심장을 쉬게 하고 눈을 쉬게 함으로써, 나 자신을 가라앉히고 투명하게 만들어 밑바닥을 봐야 할 것은 아닌가.
아니다.
그런게 아니다.
아마도 무엇을 두려워 하고 있거나
귀찮아 하는 것일 게다.
틀림 없다.
가랑비 젖듯 회의감에 물들어, 결국 무엇을 귀찮아 하게 된 것이다.
말을 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말을 하기 귀찮아 졌기 때문에 말이 많아 진 것이다.
이런 상태는 무척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불쾌하다.
스스로를 추스리고 조금은 따스하게 다정하게 대해줘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빌어먹을 언제나 그렇듯,
셔터는 항상 열려있다.
난 사진을 찍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사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체,
자신의 어린 자식의 맞은편에서 자동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아빠와 엄마를 존경한다.
그리고 때론 내가 사진을 찍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환멸감을 느낀다.
심장이 퍼렇게 될때까지 울고 싶은 밤이다.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옅고 검은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 밑에 깔아 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 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 William Butler Yeats
마지막 남은 한장을 프린트 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하이라이트의 톤을 맞추고 그에 따른 쉐도우 톤의 기본값을 먼저 기본으로 설정하고 그에 따라 내가 원하는, 그리고 \’목적\’하는 톤을 만들어 내기 위한 변화량을 조절해간다. 쉐도우의 변화량이 큰 핸들링을 할땐 미드톤에서부터 하이라이트의 중간부분까지 같이 변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와 계산 그리고 경험이 요구된다. 그런식으로 감마값을 조절해나가면서 톤의 전체적인 무게와 촉감과 매끄러움 끈끈함 매마름 차가움 따뜻함을 만들어 나아간다.
그나마 오늘은 남은 프린트 분량이 적어서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계속 프린트를 할 수 있었다. 보통은 12시간 15시간 동안 암실에서 거의 나오질 못한다. 그 시간동안 가끔 음악을 들으며 프린트를 하곤 한다.
몇번의 계속되는 프린트를 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마스터 프린트를 확인하기 위해 불을 켜고 스퀴지를 해서 면밀히 살펴본다. 셀레늄 토닝을 통한 디테일의 상승과 D-MAX의 깊어짐, 웜톤 인화지가 셀레늄으로 인해 살짝 중성화 되는 색조. 그리고 드라이 다운을 통한 톤의 변화량을 예견하면서, 물 흐르는 소리만 들리는 암실에서 혼자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때 내 귀에 걸려있던 해드폰에서 바흐의 \’음악의 헌정, 리체르카레\’가 흘러나왔다.
순간 모든 것이 정지하는 듯 했다.
좋았다.
그리고, 서글펐다.
지금 인화지 수세기에 담겨 있는 사진들은 열심히 수세 되어지고 있다.
……

출처 – http://www.zeiss.de/C12567A8003B58B9/ContentsWWWIntern/720D91333A3B82E1C12570F9003EE864
마운트 되어 있는 렌즈는 85mm/f1.4
생긴걸로 봐선, 나오기 힘들꺼라 생각했던 비오곤 시리즈도 나올듯,
그렇다면 디스타곤, 비오곤, 플라나가 나온다는 것은 거의 확정이고.
테사가 나올지 안나올지가 의문.
아마 두근거리는 사람 많을듯.
한가지 고무적인건 이번 ZF마운트 정식 발표에 따라서 일본내 니콘 카메라의 중고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재미 있는건 NF마운트 렌즈 소개용 카메라가 F6라는 것인데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한편으론 \’이러한 시대\’에 있어서 고무적이랄까…
이제 Nikon에서는 SLR용 MF렌즈의 생산을 종료후, 그 뒤를 칼을 쥐어짜는 듯한 샤프함과 명료함을 가진 렌즈의 라인업이 나왔으니, 이것 또한 재미 있는 일.
아마 수년 전 부터 계획이 되어 있었던 일 이었을까…
한가지 궁금한건 ZF마운트용 렌즈는 전부 MF방식인데(당연하게도) Nikkor 45mm P 렌즈처럼 안에 내장 CPU가 들어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몇가지 서류를 끝내고,
이제 프린트 시작이다..
내가 얼마나 견디어 낼 수 있는지, 나 스스로 조차 짐작하기 어렵다.
암실로 들어가기 직전, 지금 나의 마음은 많이 무겁다.
한참을 쓰다 지우고 쓰다 지우다 이젠 지쳤다.
어쩌면 난 이 말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주절주절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는지도 모르겠다.
실상 그 어떤것도 구원에 다다를 길은 없으며, 그 구원의 끝은 언제나 자기 자신의 마지막 끝에 있음을. 때문에 어쩌면 구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를 환상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언제나 혼자이며, 잠시 동안 하나 됨을 느끼는 찰나의 순간이 정말 존재 하기도 하겠지만, 난 그것을 믿지 않는다. 영원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저 만큼 쓰고 나서 한참을 있다, 다시 보니 웃기는 소리다.
하지만, 잠시 1 시간 동안이나마 7년 넘게 사라졌던 내부의 어떤 감각기관이 찌릿찌릿하며 다시 살아날려고 했었던, 그리고 지금은 다시 완전히 죽어버린 나의 그 감각 기관에 대한 위로의 글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 글을 다시 지우고 쓰는 일은 여기 까지만 하기로 한다.
어짜피, 나의 업보이자 남자의 업보. 또한 나의 삶에 대한 댓가. 정도로 생각하고 싶다. 더 이상 놔두었다간 상당히 힘들 것이라는 예감을 강하게 느낀다. 그런 것 또한 내가 감내해야 할 것일게다.
술이 맛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