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롱코트 만한것도 그다지 없어서 밑단이 길기 때문에 추위를 잘 타는 나로써는 상당히 요긴한 옷 중 하나다.
약 8~9년 정도 입고 다녔던 롱코트는 그다지 유행을 타지 않는 약간은 촌스럽게 보일지도 모를 정도의 단순하고 심플한, 옷단이 두툼해서 아주 차가운 칼바람이 아니라면 한 겨울은 그 옷 한벌로도 충분히 지낼 수 있는 검은색 옷 이었다.
이미 닳아빠질데로 닳아버린 외피는 보풀이 무시무시 할 정도로 일어나버려서 고색창연한 느낌을 넘어 입고 다니기에 조금은 부끄러울 정도까지 낡아버렸다. 내피도 외피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편이지만 상황이 그리 다르진 않다.
올해 초,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 롱코트를 없앴다.
아마 그 옷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 입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던것 같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그나마 약간이긴 하지만 수입이 지금처럼 아주 엉망진창인건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단순하게 생각해버렸던 것이 나의 실수 였다. (그리고 후회해도 별 수 없지만 그 롱코트를 버리도록 종용했던 사람에게 원망을 하고 싶은 기분이다) 어찌 되었건 롱코트 한벌을 구입해야겠는데, 쉽지가 않다.
요즘 세상에 10년은 입을 수 있을법한, 그다지 유행을 타지 않는 검은색의 롱코트라는 것이 아직도 팔릴 수 있는 세상인지 까진 잘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