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사용했던 카메라를 수리 했다.
조리개를 바꾸는 서브 다이얼, 셔터 스피드를 바꾸는 메인 다이얼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 약 7~8여년의 세월동안 나와 함께 살면서 먹었던 먼지와 기름들이 원인이었다.
다이얼을 돌리다 보면 가끔 노출계가 1/3~1스텝 정도 튕기는 현상이 있었다. 원인은 대강 짐작이 갔지만, 사용할땐 큰 불편이 없어서 그냥 우악스럽게 계속 돌리면서 사용했다. 게다가 가끔 그런 증상이 있었고, 불편을 느낄정도가 아니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난, 내 카메라를 누군가의 손에 만져지는 것을 싫어한 탓도 있었다. 당연히 누군가에게 분해 당하는 것 또한 대단히 싫었다. 설사 그게 수리라고 할 지라도.
하지만 이 증상이 1여년 정도 계속되다 보니 서서히 짜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급박하지만 민감한 노출을 정할시에 몇번 기회를 놓치는 일이 최근에 몇번 생기기도 해서, 큰 맘 먹고 (정말 큰 맘 먹어야 했다) 수리 할 생각을 했다.
‘X 카메라’ 수리점에 가서 견적을 부탁해 보았다.
조심스럽게 나의 의견을 이야기 했다. ‘제 생각엔 아마도 접점부위가 문제지 않을까 싶습니다. 클리닝을 하면 될듯 한데 어떻습니까?’ 라고. 그래서 나온 수리비(?) 견적은 대략 13만원이라고 했다. 상당히 놀란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다이얼 파트를 교체하면 얼마가 들겠습니까? 라고 물었더니 32만원? 36만원? 아뭏든 그 정도를 달라고 했다.
공손히 고맙습니다 하고 물러났다.
주위의 아는 지인중 한명이 서울에 A/S를 보낸다길레 같이 보냈다. 나중에 저녁한끼 사기로 하고. 그리고 오늘 카메라가 돌아왔다. 발송, 수리, 도착까지 불과 3일. 다이얼은 말끔하게 고쳐져 있었다. 옛날 바로 그 느낌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용한 탓인지 메인다이얼을 오른쪽으로 돌릴때의 반응범위는 왼쪽이 비해 짧긴 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이얼을 한 스텝씩 클릭 했을때,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만큼 노출계가 떨어지는 것을 보며, 진작 해줄껄 그랬나 싶어 오히려 카메라에게 미안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수리비가 얼마 들었냐고 물었더니, ‘무료’ 란다.
그래도 카메라 뜯고 클리닝 하고 하는게 ‘공임비’ 라는게 있는데 어째서 그럴수가 있냐 라고 (좋아라 하면서) 물었더니. 그냥 그렇게 해주었단다. 여러가지 사정이야 있겠지만. 기분 좋은 일이다.
‘X 카메라’ 수리점에 대해 원망을 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다이얼 클리닝에 드는 공임비가 13만원(이것도 정확하지가 않다. 16만원 같기도 하다)이라는건 아무래도 심하지 않나 싶다.
지금 당장 손해를 보는것 같아도 장기적으로 볼때 그것이 오히려 더 이득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건 아닐텐데…
내가 너무 어벙하게 보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되었건, 카메라는 오랫만의 클리닝 덕에 기분 좋아 보였고, 나 또한 무척 기분이 좋았다.
김XX 군에게 대단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무슨 행동을 하던 그건 너의 자유다.
이성이 있고, 감정이 있으니 그에 따르면 된다.
잔인한 짓을 했던, 따뜻한 짓을 했던, 누군가를 죽여버렸든.
이미 너의 자유다.
선택은 본인의 몫일 뿐이다.
귀찮으니까, 짜증내지 마시오.
말짱히 아무런 기울임도 없던 나도 그런 짜증속에 있으면
나도 당신에게 짜증을 낼 수 밖에 없다오.
듣기만 하는것도 가끔은 지친다오.
가끔은 웃어보시오. 시커먼 핏덩이가 섞인 웃음 아닌,
녹녹하게 뭍어나는 웃음을 지어 보시오.
세상 힘들다고 투정만 부리지 마시오.
당신 뿐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도 하루 하루 살기가 좆같다 하오.
바람 냄새를 맡고, 태양 빛의 향내를 몸 가득히 담고,
그렇게 웃어보시오.
따뜻한 차 한잔 내드리겠소.
보통 어떠한 일에는 대부분 ‘목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러한 목적은 일반적으로 ‘당위성’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반대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어떠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그래서… 난 이런 말을 들으면 순간 가슴이 뭉클 해진다.
‘그냥…’
사진은 하나의 작은 목소리일 뿐이고.
나의 사진의 테마는 언제나 사랑이다.
– W. Eugine Smith
오늘은 예비군 훈련이 있는 날이어서, 아침 일찍 나가야 한다.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뜬눈으로 2시간동안 침대위에서 괴롭게 숨죽이며 누워 있었다.
그래서 뜬금없는 새벽에 영화 한편을 봤다.
물론… 사진과는 직접적으로 전혀 관련 없는 영화다.
그런데 왠지 자꾸만 위엣 말이 생각이 나네…
그리고 왠지 자꾸 조금… 눈물이 나기도 하고, 왠지 아릿한 느낌에…
숨쉬기가 조금 힘이 드네.
하지만,
싫은 기분은 아닌 그런 기분.
난 언제쯤, 가능해질까……..
갈길이 너무나도 아득히 멀리 있기에 그래서 오히려 난
셔터 누르는것을 멈출 수 없다.
PHP를 이용한 갤러리가 내부적으로 약간의 문제가 생긴덕에, 상당히 귀찮음을 감수하고 업데이트를 했다. 제법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속도도 마음에 든다. 여기에 맞게 약간의 수정을 하고 몇번씩 테스트를 하고, 조금 피곤함과 눅눅함이 베어 나왔다.
우연찮은 마우스 조작의 실수로 레이소다를 들어갔다. 안 가본지 제법 상당한 시간도 되었고, 요즘 분들은 어떤 사진들을 찍고 어떤 사진들에 대해서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가끔씩 상당히 좋은 작품들이 올라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몇번의 싫증난 클릭을 하면서 우연찮게 어떤 사진을 하나 보게 되었다. 답글들이 무려 111개나 되었다.
내가 보기엔 미학적인 면에 있어선 조금 어설프긴 하지만, 나름대로 그러한 개인의 감상을 타이포와 함께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나름대로 수긍을 하며 좀 흔한느낌이긴 하지만, 분명한 메세지 전달도 되었고, 전체적인 구성 또한 제법 튼튼하게 되어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대단히 거친 느낌이 조금 인상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아주 적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많은건 아니다. 비록 인터넷이긴 하지만, 웹 갤러리에 이렇게 전시를 하는 분들도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다른 분들의 감상은 어떨런지 답글들을 읽어보았다. 111개나 되는 답글들이니까 몇개정도만 훑어보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어느세 난 111개의 답글들을 차분히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나름대로의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나름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이론이 있으며, 논리적인 전개속에서 스스로 만든 함정에 빠저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나름대로의 생각과 나름대로의 정의와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그런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이러한 일종의 시퀀스(난 시퀀스라고 말 하고 싶다)들은 기본적으로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각자의 생각들 또한 그 기준에서 생각해본다면, 다들 틀린 이야기가 아니어서 전개되어가는 과정을 보는것은 상당히 흥미진진한 일이다. 모든것이 다 맞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토론의 마지막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파악하는것은 상당한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스 비극의 기본 구성방식과 동일한 느낌이 들때도 있다.
물론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편리한 것은 좀체로 잘 등장하지 않는다. 🙂
이런 종류의 일은 비단 사진에서만 발생되는 일은 아니다.
아주 가까히 생각해보면 현대미술에 있어서도 이런 일은 이제 진부 할 정도로 너무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조금만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슷한 일을 반복하고 있다. 양상 또한 특별한 어떤 ‘사유’가 있지 않는 한, 대부분 비슷하기 마련이다.
지구 전체를 통틀어 법적으로 예술이라 인정받은 유일한 매체인 사진… 그때 프랑스 법정에서 치열한 논쟁끝에, 유일하게 법으로써 ‘사진은 예술이다’ 라고 인정받은 사진의.
그리고 사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타 매체에 대한 기본적인 열등감을 본듯한 느낌이 든다면, 내가 너무 앞서 생각한 것 만일까?
그것이 그림으로 표현되었다면, 다른 말이 없었진 않았을까? 오히려 그림으로 표현되기엔 차라리 너무 진부한 소재였진 않았을까? 사진은 현실의 재현이기 때문에… 라는 이유여서 그런 것 일까? 정말로 사진이라는 미디어의 ‘물리적 특성’은 현실을 충실히 재현하고는 있는것인가? 그래서 ‘사진을 찍는사람’이 ‘사진’과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그토록 성토를 하고 싶은것일까?
그런것은 보이면 안됩니다. 라고.
인간은 그토록 고결하기만 한 것일까?
미추엔 고하가 없다고 느끼는것은 내가 너무 순진하기 때문일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토론의 주제가 되었던 사진보다도 38배나 더 잔인하고 섬뜩한 느낌의 사진이 레이소다에 포스팅 되어있다. 그 사진은 부드럽고 잠잠하며, 아늑한 사진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잔인하고 머리칼이 주뼛 설정도로 섬뜩하다. 농담이 아니다. 작가의 역량이 대단한 사진이다.
111개의 답글들을 다 읽은 후에 담배 한모금 태웠다.
담배연기 속에 오는 쓴맛은 나를 상당히 불쾌하게 만들었다.
이런건 아닐진데….. 아주 오랫동안은 레이소다에 갈 일이 없을 듯 싶다.
아마 이것은 나 스스로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뜻이 되는거겠지? 그치?
명랑맞고나 한판 때리러 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