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보면 (설령 그 일이 시간이 적게 걸리고 해도 밀도가 높은 일이라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기관지 아래쪽부터 십이지장을 지나 위속까지 바짝바짝 마르는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시간이 지나면 뭔가 결과물이 나와주면 좋을텐데 해결책이라던지 결과물은 아직까지 첩첩산중이고, 왠지 ‘걸어가야 될 길이 멀다’라는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하면 괜스레 차가운 물 한모금 마시고 털털거리면서 하늘한번 보고 담배한대 피우면서 시간을 보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기운이 난다 싶으면 다시 달려든다. 그리고 또 지치고 또 차가운 물 한모음을 찾고 담배 한모금을 태우고 하늘한번 쳐다보고 또 쉰다.
뫼비우스의 띠라던지,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이라던지 그런것 까진 아니라도 계속 반복하다보면 제법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옛날엔 그다지 신경질적이거나 짜증을 자주내는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엔 자잘한것들이 날 짜증나게 만든다.
그래도 좋은 사람과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것은 좋다.
무덥지근한 여름속에서 시원한것들은 참 좋다.
맛있는것을 먹는것도 좋다.
차갑게 식혀진 송글송글 이슬이 맺혀있는 맥주 한모금도 좋다.
사진을 거의 한달넘게 찍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