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이 진공의 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지도 모른다.
작업을 하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그 방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

작업을 먼저 하고, 그 작업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책임을 감당하는 방식으로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다만 방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어도, 이번 전시를 통해 벽에 작은 구멍을 낼 수는 있었다.
설령 그것이 오해였다 하더라도, 혹은 결과적으로 단지 미래로 미끄러져 갈 뿐이었다 하더라도,

작업을 하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진공의 방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 그러니 그건 그때 생각해도 괜찮을 일이다.

적어도 오늘은 그런 기분이 드는 날이었다.

Prev 오원주 개인전

Comments are closed.

© Wonzu Au / No use without prior permission other than non-commercial use. / 비상업적 용도 이외의 사전 허가없이 사용을 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