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df_Mutter

내 사진에 대해서 누군가 이야기 하다.

도대체 불가능한거 같아요. 오빠 사진에 대해 말하는거.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파랑색을 얘기하는 일.
혹은, 어떤 사람의 미소를 쳐다보면 사이다 마시는 기분이 드는 그런 기분을 말한다거나.
물고기한테 등산과 달리기의 즐거움을 전하는 일.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종소리랑 바이얼린 소릴 설명하ㅡㄴ 일.
절망해보지 않는 사람에게 절망을 설명하는일.
그들은 고갤 끄덕이며, 어..알거 같아.
응 파랑색이란 시원한 물같은 느낌의 빛이구나. 그러면서 열심일지도 모르지만..
오빠 사진에 대해 내가 말하고 싶은건
사실, 색상 도감에 나오는 그런 파랑색이 아니고.
세상에 존재하는 육천억가지 파랑색의. 가능성.이자 내가 느꼈던 그런 이만오천가지의 그런 파랑의 느낌.

즐거운 살인
여자
자살
설정
대중적
모색
혹은 도망
좁은 방
파열음
어깨
구식 타이프라이터
비문


탄산 보리
방탕
노랑꽃
픽스
동정
끈덕진 후회
입 안
피냄새
황약사
마침표
중세
변화
암흑
아름다움
배척
변화
전망
이탈
반란성
분비
방전
대기
터닝 포인트

불어난 다리
심각
집착
일차원
작음 숨소리

초년병
중언부언

롤러코스터
메리라운드고

천백원
녹다
젤리
먹다 만 먹은 사과
가슴
numb
조롱하며 즐기다가 뒈져버리는
기적
일격
이율배반
그림자
형광등
포도
뇌수

유치함
적당한
타인
뻔뻔
어색함
멋진
파급
검은 천
희생
거만
에민함
변주
메이져
사냥
지금
현재형
폐사지터
감정
궁금
공격

일상
우산
녹슨
브리즈
질문
안개 비
이국적인 말
미덕
묘사
절정
살리엘
무심
경건
영혼
넝마
낭만
평범한
본질
관통
고요
열중
작은 배
수면
깊은
포기
돌의 벽
은유
확신성
비유
희미
수면
배는 기우뚱
눈금
미끼
선택
열쇠
조악함
언덕
여름
겨울
누런 모래둔
어두운
감기
버드나무
계단
녹슨 철문
더운 물
마루
세제냄새
빨래
자전거

꽤 오래 떠들었네.

나 : 어때 좀 시원해?

시원인가, 가벼워졌다. 인가 둘다 인가. 흐.. 무슨 전생으로 가는 여행길 같아요.

나 : 흠.

쏟아낸 단어들이 계단이 되어, 내 속으로 들어간다거나 아니면 또 다른 곳.

나 : 흠.

나 : 너. 자신이야.

내가 하고 싶은 것.

길거리를 거닐다가 맛있는 것을 찾았다.
2개를 사들고는 흐뭇한 마음에 돌아와서 그녀와 같이 먹었다.

지나가던 길에 조그맣고 예쁜 핀이 보이길레 뭘까 싶어서 봤다.
왠지 그녀에게 잘 어울릴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면서
고민하다가 결국 하날 골라서 품속에 잘 가지고 왔다가 그녀의 머리에 꽂아주고 싶다.

어떤 새로운 좋은 장소를 발견했다.
다음엔 그녀와 같이 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친구와 밥을 먹으러 나섰다. 맛있는 밥집을 찾았다.
그녀와 같이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같이 영화를 봤다.
2시간동안 서로 아무말도 안하고 영화를 봤다.
영화관의 계단을 내려오고 바깥으로 나왔다.
햇살이 나와 그녀의 눈에 알알히 박혔다.
눈이 따거워 둘다 눈을 찡그렸다.

좋은 책을 읽었다.
참 재미 있는 책이었다.
그녀에게 빌려주고 싶다.

좋은 책을 읽었다.
심장과 폐에 못을 박아놓은 것 처럼 아팠다.
그녀에게 빌려주고 싶다.

좋은 음악을 들었다.
msn으로 음악을 보내주었다.

무척 좋은 음악을 들었다.
같이 앉아서 듣고 싶었다. 다음에 오면
같이 들어야지 하는 마음에 음악을 보내주지 않았다.

그녀와 여행을 가고 싶다.
조금 있으면 방학이 온다.
어디가 좋을까 생각해 본다.

날씨가 무척 좋다.
나무 밑에 가서는 그녀의 다리를 배고 누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스르륵 들어버렸다.

날씨가 무척 좋다.
그녀에게 팔 배개를 해주었다.
머리칼에서 나오는 향기가 무척 좋았다.
머리카락이 보드랍다.

소풍을 갔다.
도시락을 같이 먹었다.
그녀가 정성스레 싸온 도시락. 먹음직 스러웠다.
그런데 밥이 좀 너무 된것 같았다. 음식을 많이 만들어 본것 같진 않다.
내가 그녀에게 밥이 좀 된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삐졌다.
‘그래도 네가 만들어서 그런지 맛있다.’ 라며 웃었다.

그녀를 안았다.
체온이 따뜻했다.
몸이 무척 부드러웠다.
그녀의 옷깃 밑으로 느껴지는 감촉이 날 촉촉하게 만들었다.
맨살끼리 닿는 부분은 차갑고 미끈하고 부드러웠다.
체온이 따뜻했다.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주었다.
손끝으로 넘어가는 사락사락하는 느낌이 좋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그 느낌을 즐겼다.
그러다 갑자기 눈을 뜨고는 내 눈을 보았다.
난 그 눈이 좋다.

그녀가 나의 머리칼을 쓸어주었다.
머리카락 사이로 사라락 쓸고 지나가는 손가락의 느낌이 좋았다.
왠지 몸도 마음도 푸근해저벼렸다.
난 눈을 감고 그 느낌을 즐겼다.
슬그머니 잠이 올려고 한다.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너무 보고파서 얼굴을 돌려 그녀의 눈을 봤다.
난 그 눈이 좋다.

그녀의 살냄새는 날 부드럽게 만든다.

오늘은 아르바이트 월급이 나오는 날이다.
전에 봐두었던 곳에 가서 그녀에게 맛있는것을 사주고 싶다.

그녀를 찍었다.

Mixed Work..

오늘은 Mixed Work이라는 작업을 했다.
10시간 정도 걸렸는데.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리가 필요할듯 하다.

12월 29일

우리는 사방의 벽이 거울로 된 방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예술가적 삶을 살고 있다. 그런 삶에서는 좋든 싫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계속해서 눈에 비치게 되는 것이다. 나는 티슈바인이 자주 나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나의 초상화를 그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제야 드러났다. 구상은 다 되어 있었고 캔버스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등신대의 여행자 망토를 걸치고 무너져 내린 방첨탑 위에 걸터앉은 자세로, 저 멀리 배경으로 그려질 로마의 캄파니아 지역의 폐허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질 에정이었다. 이것은 아름다운 그림이 될 것이지만 우리 북쪽 나라의 집안에 걸기에는 너무 클 것 같다. 고향에 돌아가면 나는 다시 그곳으로 기어들게 될 것이지만 이 총상화가 놓일 자리는 없을 것이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中

어제 산 약품, 필름.

Tri-X 400 100ft : 41000원
Techni-dol : 14500원
135용 하마 필름 습지 : 18000원
Kodak Rapid Fixer : 13000원

총액 : 86500원

집세 내는 날이었다.

필름과 약품이 없었다.
필름 습지도 없었다.
약품이 없으면, 필름이 없으면 작업 할 수 없다.

주머니엔 12만원이 있었다.

그리고 필름과 약품을 샀다.

집세를 내지 못했다.

집세를 내지 못했다.

디지털 카메라

학교에 신기자재가 들어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간건 단연
디지털 카메라. Nikon Coolpix-5000이 들어왔는데 지금껏 쿨픽스 시리즈와는 다른 맛으로 생겼는데 제법 괜찮은 기계였다. 음. 뭐 100% 홧. 이건 확실히 나를 위해서 만들어진 기계군.. 이라던지 오오 느낌이 참 좋은 기계인걸…이라던지 하곤 거리가 좀 많이
멀긴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괜찮은 기계였다.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와는 또 맛이 달라서 뭔가 상당히 자극이 될것 같다. 여러모로 재미있다.

다들 나가고 혼자 있을때. ‘으응~~~’ 이라던지 ‘허억~~~’이라던지
‘아아~~~~’라던지 등등을 찍었는데. 파인더의 느낌이 달라서 그런지 지금껏 필름카메라에서 느끼지 못했던 다른 시각의 사진이 나와버렸다. 무척 맘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나름대로 많은 자극을 준 카메라였다. 그래..

작고, 심플하고, 튼튼하고, 조작감이 직관적이며 손에 달라붙고, 셔터 반응속도가 빠르고, 심리적으로 든든한 혹은 심리적으로 신경쓸 필요가 없는 디카가 나온다면 차후에 하나 구입하지 않을까.

옆에서 하는 소리. ‘그런게 당장 나올리가 없잖아. 나오더라도 그런거 졸라 비쌀꺼라구! 너 돈 있냐?’

절망….. 푸욱…. (상처받아버리고 말았다.)

MT 다녀왔습니다.

뭐 그다지 특별한건 없지만 광고동아리 엠티를 다녀왔다.
뭐 항상 이런류의 엠티가 그렇듯 소위 말하는 친목도모 엠티의
일반적인 형태를 고스란히 따랐다.

바다소리도 들리고, 좁은 민박집에서 소란스럽게 노는것도 그렇고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고, 밤에 불꽃놀이도 하고 뭐 그런것

날씨가.. 좋다.

역시 말하는건 힘들다.

보통 말하는것 자체를 힘들어 한다던지, 갑갑함을 느낀다던지 하는
그런종류의 사람이라던가 그런 종류의 시기라던지 그런게 있는것 같다.
(그렇다고 노르웨이의 숲에 나오는 나오코 같이 언어상실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음. 아니 어찌 보면 흡사할런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그다지 뭐 아무렴 어때라던지 ‘그래서 사진을 찍는거야’ 라던지 그런 말을 하는것 조차도 지처버리는 일이다.

내가 건방지다던가 오만하다던가 그런것이야 틀림없이 있을꺼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내가 느꼈던것을 혹은 전할것(만약에 그런게 있다면)이 제대로 ‘온건히’ 전달되지 않을까 겁이 난다던지 혹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꺼야 라던지 그런게 깔려있어서 그럴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건방지다던가 오만하다던가 그런것이 틀림없이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난 ‘말’하는것 보다는 사진을 ‘만들어 내는것’쪽이 더 뭔가를 잘 전달 할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자 어느새 한편으로 오히려 더 내가 ‘만든’ 사진을 말로 바꾸어 설명을 넣어야 할때는 정말이지 무척, 무척이나 아주 곤란하고 힘든기분이 들때가 있다.

단순히 어휘력이라던지 사고의 범위라던지 그런 ‘단어’들을 떠나서
무척 곤란해지도 마는것이다.

그래. 뭐 아무렴 어때, 싶어도 어쩔수 없이 꼭 해야만 할때가 있다.
그럴땐 난 무척 답답해져버리고 가슴속에 있던것과는 전혀 다른 말을
입으로 내밷고 있는것이다. 그런 ‘감촉’이 느껴저버리게 되면
왠지 우울해저 버린다.

그래 뭐 아무렴 어때 싶어도.

찍는사람이 다르면 사진도 다르게 나와야 된다는것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난 생각하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보는 사람이 다르면 느낌, 감상, 감정, 의미, 냄새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굳이 뭔가 저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어떤 의미로 저런걸 만들어냈을까라는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느낌, 감정이 역시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그것은 만든사람의 감정, 감촉과 같을수도 비슷할수도 혹은 다를수도 있을것이다.

뭔가 내 사진에 대한 감상자에 대한 나의 소위 말하는 ‘제작의도'(이런 말은 왠지 나와는 거리가 먼것처럼 느껴진다)가 ‘온건히’ 전달되지 않을까봐 굳이 말로 가두고, 이해하지 못할까봐 언어로, 말로 방부처리를 하고 싶진 않다.

역시 말 하는건 정말 힘들다.

그것이 따뜻한것이든 차가운것이든 부드러운것이든 아픈것이든 행복한것이든 딱딱한것이든 우울한것이든

뭔가를 느낄수만 있었다면. 그렇다면 난 그것으로 족하다.

역시 말 하는건 정말 힘들다. 정말.

고양이를 부탁해. ‘2/별’

You want say anything?에 ‘나 영’이라는 분께서 선물로 줄려고 했던
음악을 어떻게 어떻게 해서 들어보게 되었다.

벅스뮤직에 가도 앞에 10초만 나와버리고 끝나버렸는데.
가람이 녀석이 고맙게도 받아놨었다… 녀석 기특하게도… (토닥토닥)

이 노래에 대해선 그다지 할말이 없다.
뭔가 그다지 할 말이 없다.

그야 분석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음과 이런 템포를 사용해서 심리적인 반응이 어떠니, 효과가 어떠니, 저쩌고 말이야 얼마든지 지껄일수 있겠지만. 그다지 말하고 싶진 않다.

가사가 10대, 20대 소녀 취향이니 뭐니 이런 말도 그다지 하고 싶지않다.
그냥.
왠지 가슴이 저며든다. 어떤 무형의 것 (예를 들면 투명인간정도가 좋을까.)이
와서는 슬며시 목을 조는것이다. 그런 류의 감정.

목구멍이 아프고, 차갑고 따뜻해.
약간 눈물이 나올것 같기도 하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듣다보면 멍하게 이것만 듣게 될것 같아.

차갑고, 아프고, 따뜻해.

듣다보면,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저. 그 누군가가 누구진인 모르겠지만.
이런 노래같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지 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목구멍이 아려오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어.

추신 : 나영씨 고마워요.

모파상의 소설

최근 며칠간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서 집에서 작업했다. 그 그림을 베르나르에게 부치는 편지에 스케치 했다. 그 그림은 유리창에 굵은 선으로 데생한 후 색칠한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요즘 모파상의 <피에르와 장>을 읽는 중인데. 참 아름다운 소설이다. 이 소설의 서문을 읽어보았니? 서문에는 "소설가에게는 소설을 통해 자연을 더 아름답고, 더 단순하며, 더 위안을 줄 수 있게 과장하고 창조할 자유가 있다"고 씌어 있다. 그 다음에 "재능은 오랜 인내로 생겨나고, 창의성은 강한 의지와 충실한 관찰을 통한 노력으로 생긴다"라는 플로베르의 말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쓰고 있다.

– 반고흐의 편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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