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tter

Mixed Work..

오늘은 Mixed Work이라는 작업을 했다.
10시간 정도 걸렸는데.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리가 필요할듯 하다.

12월 29일

우리는 사방의 벽이 거울로 된 방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예술가적 삶을 살고 있다. 그런 삶에서는 좋든 싫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계속해서 눈에 비치게 되는 것이다. 나는 티슈바인이 자주 나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나의 초상화를 그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제야 드러났다. 구상은 다 되어 있었고 캔버스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등신대의 여행자 망토를 걸치고 무너져 내린 방첨탑 위에 걸터앉은 자세로, 저 멀리 배경으로 그려질 로마의 캄파니아 지역의 폐허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질 에정이었다. 이것은 아름다운 그림이 될 것이지만 우리 북쪽 나라의 집안에 걸기에는 너무 클 것 같다. 고향에 돌아가면 나는 다시 그곳으로 기어들게 될 것이지만 이 총상화가 놓일 자리는 없을 것이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中

어제 산 약품, 필름.

Tri-X 400 100ft : 41000원
Techni-dol : 14500원
135용 하마 필름 습지 : 18000원
Kodak Rapid Fixer : 13000원

총액 : 86500원

집세 내는 날이었다.

필름과 약품이 없었다.
필름 습지도 없었다.
약품이 없으면, 필름이 없으면 작업 할 수 없다.

주머니엔 12만원이 있었다.

그리고 필름과 약품을 샀다.

집세를 내지 못했다.

집세를 내지 못했다.

디지털 카메라

학교에 신기자재가 들어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간건 단연
디지털 카메라. Nikon Coolpix-5000이 들어왔는데 지금껏 쿨픽스 시리즈와는 다른 맛으로 생겼는데 제법 괜찮은 기계였다. 음. 뭐 100% 홧. 이건 확실히 나를 위해서 만들어진 기계군.. 이라던지 오오 느낌이 참 좋은 기계인걸…이라던지 하곤 거리가 좀 많이
멀긴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괜찮은 기계였다.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와는 또 맛이 달라서 뭔가 상당히 자극이 될것 같다. 여러모로 재미있다.

다들 나가고 혼자 있을때. ‘으응~~~’ 이라던지 ‘허억~~~’이라던지
‘아아~~~~’라던지 등등을 찍었는데. 파인더의 느낌이 달라서 그런지 지금껏 필름카메라에서 느끼지 못했던 다른 시각의 사진이 나와버렸다. 무척 맘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나름대로 많은 자극을 준 카메라였다. 그래..

작고, 심플하고, 튼튼하고, 조작감이 직관적이며 손에 달라붙고, 셔터 반응속도가 빠르고, 심리적으로 든든한 혹은 심리적으로 신경쓸 필요가 없는 디카가 나온다면 차후에 하나 구입하지 않을까.

옆에서 하는 소리. ‘그런게 당장 나올리가 없잖아. 나오더라도 그런거 졸라 비쌀꺼라구! 너 돈 있냐?’

절망….. 푸욱…. (상처받아버리고 말았다.)

MT 다녀왔습니다.

뭐 그다지 특별한건 없지만 광고동아리 엠티를 다녀왔다.
뭐 항상 이런류의 엠티가 그렇듯 소위 말하는 친목도모 엠티의
일반적인 형태를 고스란히 따랐다.

바다소리도 들리고, 좁은 민박집에서 소란스럽게 노는것도 그렇고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고, 밤에 불꽃놀이도 하고 뭐 그런것

날씨가.. 좋다.

역시 말하는건 힘들다.

보통 말하는것 자체를 힘들어 한다던지, 갑갑함을 느낀다던지 하는
그런종류의 사람이라던가 그런 종류의 시기라던지 그런게 있는것 같다.
(그렇다고 노르웨이의 숲에 나오는 나오코 같이 언어상실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음. 아니 어찌 보면 흡사할런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그다지 뭐 아무렴 어때라던지 ‘그래서 사진을 찍는거야’ 라던지 그런 말을 하는것 조차도 지처버리는 일이다.

내가 건방지다던가 오만하다던가 그런것이야 틀림없이 있을꺼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내가 느꼈던것을 혹은 전할것(만약에 그런게 있다면)이 제대로 ‘온건히’ 전달되지 않을까 겁이 난다던지 혹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꺼야 라던지 그런게 깔려있어서 그럴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건방지다던가 오만하다던가 그런것이 틀림없이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난 ‘말’하는것 보다는 사진을 ‘만들어 내는것’쪽이 더 뭔가를 잘 전달 할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자 어느새 한편으로 오히려 더 내가 ‘만든’ 사진을 말로 바꾸어 설명을 넣어야 할때는 정말이지 무척, 무척이나 아주 곤란하고 힘든기분이 들때가 있다.

단순히 어휘력이라던지 사고의 범위라던지 그런 ‘단어’들을 떠나서
무척 곤란해지도 마는것이다.

그래. 뭐 아무렴 어때, 싶어도 어쩔수 없이 꼭 해야만 할때가 있다.
그럴땐 난 무척 답답해져버리고 가슴속에 있던것과는 전혀 다른 말을
입으로 내밷고 있는것이다. 그런 ‘감촉’이 느껴저버리게 되면
왠지 우울해저 버린다.

그래 뭐 아무렴 어때 싶어도.

찍는사람이 다르면 사진도 다르게 나와야 된다는것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난 생각하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보는 사람이 다르면 느낌, 감상, 감정, 의미, 냄새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굳이 뭔가 저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어떤 의미로 저런걸 만들어냈을까라는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느낌, 감정이 역시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그것은 만든사람의 감정, 감촉과 같을수도 비슷할수도 혹은 다를수도 있을것이다.

뭔가 내 사진에 대한 감상자에 대한 나의 소위 말하는 ‘제작의도'(이런 말은 왠지 나와는 거리가 먼것처럼 느껴진다)가 ‘온건히’ 전달되지 않을까봐 굳이 말로 가두고, 이해하지 못할까봐 언어로, 말로 방부처리를 하고 싶진 않다.

역시 말 하는건 정말 힘들다.

그것이 따뜻한것이든 차가운것이든 부드러운것이든 아픈것이든 행복한것이든 딱딱한것이든 우울한것이든

뭔가를 느낄수만 있었다면. 그렇다면 난 그것으로 족하다.

역시 말 하는건 정말 힘들다. 정말.

고양이를 부탁해. ‘2/별’

You want say anything?에 ‘나 영’이라는 분께서 선물로 줄려고 했던
음악을 어떻게 어떻게 해서 들어보게 되었다.

벅스뮤직에 가도 앞에 10초만 나와버리고 끝나버렸는데.
가람이 녀석이 고맙게도 받아놨었다… 녀석 기특하게도… (토닥토닥)

이 노래에 대해선 그다지 할말이 없다.
뭔가 그다지 할 말이 없다.

그야 분석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음과 이런 템포를 사용해서 심리적인 반응이 어떠니, 효과가 어떠니, 저쩌고 말이야 얼마든지 지껄일수 있겠지만. 그다지 말하고 싶진 않다.

가사가 10대, 20대 소녀 취향이니 뭐니 이런 말도 그다지 하고 싶지않다.
그냥.
왠지 가슴이 저며든다. 어떤 무형의 것 (예를 들면 투명인간정도가 좋을까.)이
와서는 슬며시 목을 조는것이다. 그런 류의 감정.

목구멍이 아프고, 차갑고 따뜻해.
약간 눈물이 나올것 같기도 하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듣다보면 멍하게 이것만 듣게 될것 같아.

차갑고, 아프고, 따뜻해.

듣다보면,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저. 그 누군가가 누구진인 모르겠지만.
이런 노래같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지 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목구멍이 아려오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어.

추신 : 나영씨 고마워요.

모파상의 소설

최근 며칠간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서 집에서 작업했다. 그 그림을 베르나르에게 부치는 편지에 스케치 했다. 그 그림은 유리창에 굵은 선으로 데생한 후 색칠한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요즘 모파상의 <피에르와 장>을 읽는 중인데. 참 아름다운 소설이다. 이 소설의 서문을 읽어보았니? 서문에는 "소설가에게는 소설을 통해 자연을 더 아름답고, 더 단순하며, 더 위안을 줄 수 있게 과장하고 창조할 자유가 있다"고 씌어 있다. 그 다음에 "재능은 오랜 인내로 생겨나고, 창의성은 강한 의지와 충실한 관찰을 통한 노력으로 생긴다"라는 플로베르의 말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쓰고 있다.

– 반고흐의 편지 中 –

미술관 다녀 오다.

여차저차 이리저리 해서 결국 다녀왔습니다.
예상했던데로 벚꽃은 그곳에서 피어있었고, 꼬치구이 마차에서 올라오는
훈제 닭 냄새가 순간 코를 확 찔렀지만. 왠지 시립미술관 앞에서
풍겨오는 그런 냄새마저도 왠지 싫치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뭔가 폐부를 칼로 으깨어자른듯한 통증같은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관람을 다 한뒤로는 약간은 몽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것은 전체 실루엣은 옆얼굴로 되어 있고
‘눈’만 정면을 그려저 있던 수집점의 ‘거대한’ 작품들 속에선
숨쉬기가 어려웠습니다.

첨엔.. 뭐지…… 뭔가 이 사람 내적으로 불만이라던지 토하고 싶은게
많은가보군. 혹시 결백증 환자같은거 아냐? 라는 생각이
쉽사리 들고 말았지만. 그것은 결국 자기 스스로에게 향한
연민같은것이라는걸 왠지 ‘느껴버렸을땐’ 왼쪽 입술을 살짝올려친
씁쓸한 미소가 남아버렸습니다.

수없이 토하던 얼굴둘 머리가 어지러울정도로 박혀 있던 정면을
향한 빤한 눈, 사람 몸뚱아리 속에 있던 또 하나의 몸뚱아리.
‘몽정’ (작품 제목중에 몽정이라는 제목이 있었습니다만…………)
그런것들에 한참 둘러쌓여서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싫치 않은 기분이었어요.

뭔가 강렬하게 훅! 하고 올라오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토록
거칠고 강렬한 느낌이 드는 작품들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조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 칸을 거쳐 그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한
작품들이 즐비하게 늘어저있었습니다.

나의 취향과 비슷한것도 있고 그다지 맞지 않은것도 있었지만.
뭔가.. 느낀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 지독하게도 잔인하고 연약한 사람들이구나’ 라고.
그렇게 자기 자신을 잡아서 졸라매고 쥐어짜내는것을 느낀것입니다.
하지만.. 그런생각이 들자마자 갑자기 또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라, 이거……. 난가?’ 라고
숙연한 빛이 감도는 두꺼운 한지위에 아주 무척이나 모든 어둠을
빨아들여 조려놓은듯한 검은색의 그림들이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먹의 농담으로 표현된 일그러진 얼굴들의 사람들
얼굴들, 그리고 눈만 뻔히 남아있던 얼굴들.

숨이 막힐것 같았습니다.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도대체 왜 이토록 집요한거지?’
‘자기 자신을 이렇게까지 괴롭힐수 있는건가’

그 썩어버린 듯한 멀건…그리고 깊은 검은색 눈동자 속에
그리고 그 눈을 중심으로 처저나가는 공기감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시 걸어가자… 역시 비슷한 재료를 사용했지만
‘톤’은 전혀 다른.. ‘포옹’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들어왔습니다.

남, 녀가 다 벗은체로 서로를 고무찰흙이 된 마냥 부드럽고
따스하게 감사고 있었습니다.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한쪽 다리가 위태스럽게 보입니다.

두사람의 얼굴은 서로의 얼굴에 가려서 ‘눈’을 볼 순 없었지만
왠지 그 ‘눈’이 보일것만 같습니다.

순간… 깊은… 깊고도 깊은 한숨을 쉬고 말았습니다.
약간 눈물이 나오려고 하다가….. 그 위태스런 한쪽 다리를 보고는
한숨을 한번 더 쉬며 눈물을 눈알 속으로 다시 우겨 넣었습니다.

제가 오늘 본 시립미술관은 온동 ‘눈(目)’들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감상적인것을 거친후에 사진과 연관하여 생각도 해보고
이것이 어떻게 표현이 되어저가는가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곰곰히 생각을 해 봤습니다.
난 계속 사진만 찍고 있기에 미처 내가 느끼지 못했던 어떠한 것들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만 전혀 느낌이 다른…..
느낌이 비슷하지만 전혀 표현이 다른.. 그러한 것들을 보고 느끼면서
정말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뭔가 접속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은 사진대로 좋은 느낌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틀’ 혹은 ‘한계’라고 말 할수 있겠지요.
하지만 난 좀더 다른걸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어렴풋이 손끝으로 느릿하게 흘러가는 감촉을 느꼈습니다.

관람을 다 마치고 바깥에 나왔습니다. 미칠정도로 담배가 피고싶어졌습니다.
하늘도 높고, 아까봤던 벚나무도 여전하고, 꼬맹이들은 열심히
롤러 브레이드를 타며 꺅꺅거리고 있습니다.

갑자기 하늘이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그토록 가깝에 보이는 하늘인데 말입니다.

이제 전 약속시간이 다 되어 가는군요.
이만 일기를 마치고… 가봐야 될것 같습니다.

오늘, 여러분 하루는.. 어땠나요.?

내가 살고 있는 세계라는건 참으로 좁은 거군.

그런걸 가끔씩 느끼곤 한다.

요컨데 주변을 휘이이익 둘러보면.. 느껴진다.

내가 살고 ‘있는’ 세계라는건 참으로 좁은 거군..이라고.

방대한 세계를 전부 알고 싶진 않치만. 그렇다고 이렇게

좁아터진 내 주위의 세계에 만족해 하는건 더더욱 아니다.

뭔가 바깥으로 나가기 전에 내실을 기울여야 된다고 말들 하지만.

뭔가 뛰쳐나가고 싶다.

아아…

생각같아서는… 머릿통 속에 있는 뇌수를 죄다 뽑아버리고 싶은
욕망이 잔뜩 들곤 한다. 하지만 하지 못한다.
왜냐고?

그럼 죽으니까.

뇌수를 뽑고서도 살 수 있는 방법이라는건 없을까?
틀림없이 어딘가에서 있을것 같다.
비밀리에 돌고있는 주문같은게 있어서 그 주문을 걸면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이다…라던지….

왠지 있을것만 같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내 자신이 충분히 작지 못해서 나의 세계가 좁을수도 있고
내 자신이 충분히 크지 못해서 나의 세계가 좁을수도 있고
라는 따위의 말장난 따윈 전혀 하고 싶지 않다.
피곤한 일이다.

뭔가 시원한 아이스 티(Ice Tea) 같은건 없는걸까.
혹시 지금 나의 뇌수는 핫 티(Hot Tea)혹은 왐 티(Warm Tea)같은걸로
잔뜩 채워저 있는건 아닐까?

앗.. 여기까지 적고 보니… 뇌수가 아이스 티로 되어버린다고 해도
그다지 행복할것 같진 않다.

계속 차갑기만 해선 재미가 없다.

뇌가 얼어붙을지도 몰라.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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