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mm x 36mm

날씨는 축축하고, 무엇인가 생각한대로 일이 쉽게 풀려나는게 없다.

무엇인가 계산, 예상한데로 되질 못해서, 은행 잔고는 완전히 바닥을 보였다. 집세도 밀렸고, 전기세는 앞으로 일주일 안에 내지 않으면 전기를 끊겠다는 통지서가 날아왔다. 통신요금도 그렇다. 등록금도 문제다.

어쩐지 구질구질한 기분이 충만하여,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돌파구를 찾아야 함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줄이 3개 정도 끊어진 베이스 기타 같은 기분이 되어버렸다. 불이 붙지 않는 지포 라이터 같은 기분이 되어버렸다.

전공수업은 들을께 거의 없는데다, 그나마 순수사진 세미나 수업은 아에 항목에서 사라졌다. 정말이지 학교고 뭐고 그만두고 어디 인력시장에라도 기웃거리면서 일당이라도 벌고, 그렇게 돈을 모아가는게 차라리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런 상황이 된것은 이미 내가 불러온 상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작업실 영업도 하지 않고, 어쩌다 들어온 수강생은 나의 성의부족으로 불과 한, 두달만에 관두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면서 지 잘난듯 떠들고 다니는 형세가 아주 몰골이 추하다.

겨울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또 봄이 오고야 만다.

봄은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끔찍스럽게 싫은 계절이다.
온 세상 천지에 시체썩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항상 봄이 되면 난 혼미스럽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과 세월이 흘러야 담담해 질 수 있는 것 일까.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나 자신 몸뚱이 하나 제대로 건사 할 수 있으며 살아 갈 수 있게 될 것인가.

어쩌면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이미 나에게 있었던 이라고 생각한다.

모자라고 부족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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