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

나의 겨울은 봄을 믿지 못해 서러웠는데
깊고 깊은 밤 찬 서리 내려
다시는 태양을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꿈은 무겁고 사랑은 두려워
살아 있는 동안 이룰 수 없다 생각했는데
하여 세상이 끝날 때까지 길을 잃고 떠돌아 다닐 줄만 알았는데

바람은 먼 태양의 용기를 싣고
겨울을 통과하여 내 마음에 이른다.
나도 바람을 닮은 사랑을 하고 싶은데
눈부시지 않게 뜨겁지도 않게
다만 그대 마음에 부드럽게 닿는 노래가 되고 싶은데

–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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