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위장.

어떤 사소한 이유로 사진이 한장 필요하여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훑어 보는데. 끝까지 보는게 힘들었다.

이런 감각은 이제 익숙해질때도 되었다고 생각했건만,
그렇게 스스로가 봐도 무감해질만 하다고 생각 했건만.

나이먹는것과는 상관없이 가슴 아픈건 가슴 아픈건가 보다.
무한에 가까운 시간 속에 엷고 반투명한 절편처럼 쌓여있던 사진들은,
내가 무엇을 향해 누른 셔터들이었고 그것들은
시간이 지나도 지나도 여전히 나에게 화살이 돌아온다.
알고 있다. 알면서도 나는 셔터를 누른다.

그것은 따뜻한 눈길과 몸짓이였던, 울고 있는 것이였던간에 말이다.

그렇게 사진은 무섭다.

그렇게 묵묵히 지켜 보는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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