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17
지하철을 타고다니다 보면, 아주 가끔 차량과 차량사이를 이어주는, 사람 한명 정도가 겨우 서 있을 만큼의 공간이 있다.
앞에도 문, 뒤에도 문. 그리고 두 다리는 두 차량이 따로 노는 듯한 그런 울렁 거림이 있다. 그 곳에 서 있다 보면, 우습게도 땅이 흔들리고 울리는 느낌이 들곤 한다. 혹은 바다에서 조그만 배를 탔을때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몸이 울렁이는 감각같은 것이 필요할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그게 바로 오늘이었나 보다.
그 감촉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하던 일을 팽개쳐두고 기차를 탔다.
짧은 휴가라고 생각하자…
도대체.
무엇을 위한 감정이고, 무엇을 위한 슬픔이고, 무엇을 위한 아픔인가.
7~8년 전쯤 부터 붙어버린, 술을 마셔도 쉽사리 취하지 않게 되어버린 나의 음주 습관이
이럴땐 너무나도 가증스럽다.
물건은 언젠가 없어진다.
끝도 언젠가 온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있지 않은가…
진정 소중한 건 반드시 사라지지 않는 곳에 넣어둘 수 있는 방법이…
인간에겐 반드시 그런 곳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서울 것도 없지 않은가?
예를 들어 어떤 큰 지진이 일어난대도…
빼앗기지 않는 곳이…
사람들에겐 반드시 있다.
원래부터 난 시정잡배에 나쁜놈인건 애초에 알고 있었지만, 정말 나쁜놈 되는건 순식간이다. 정말 그렇다. 하지만 그 이유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잠시 혼란스러워지곤 한다.
정말 그런것인가.
